[어저께TV] '막영애14', 슈퍼 갑질은 제발 접으시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9.16 06: 52

그냥 '갑질'만으로도 화나지만, 더욱 짜증을 유발시키는 건 공사 구분 없이 사심을 결합시킨 '갑질'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4'(이하 '막영애14') 12회에서는, 이런 '사심 갑질'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이같은 일은 영애(김현숙 분)가 회사의 어려운 재정난을 극복하고자 전 직장 낙원사에 하청업체로 들어가게 되면서였다. 평소 자신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조덕제(조덕제 분)는 계약서를 쓰기 전 영애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을 시작으로 시도때도 없이 하청업체를 종 부리듯 하며 영애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조덕제 사장의 감정적인 갑질에 제대로 동조한 이는 의외로 이승준(이승준 분)이었다. 앞서 영애가 전남친 산호의 일을 받아들인 것을 알고 속상해하던 그는, 영애가 자신과 의논도 없이 낙원사 하청을 맡은 것에 대해 못내 서운해한다. 이 질투와 서운함은 '갑'의 위치로 '을'인 이영애에게 모두 고스란히 풀어낸다. 찌질해도 이런 찌질남이 없다.

드라마에서는 그가 뒤늦게 영애의 속사정을 알고, 마음을 다잡고 사과를 하러 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늦은 감이 짙다. 아무리 속상하더라도, 감정을 공적인 부분에까지 끌어들인 건 '직장인'으로서도, '남자'로서도 낙제점이다. 더욱이 영애를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전남친 김산호(김산호 분)는 힘든 영애를 이해하고, 다독여주고 있는 상황에서니 더욱 찌질해 보일 수 밖에.
다만 이런 영애가 속한 하청업체 직원들이 보여주는 '갑을 관계'에 대한 적나라함은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늘 '갑을 관계'가 더 열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사심을 담아 감정적으로 '갑질'을 하기 때문에다. 영애가 개업해 사장이 됐음에도 여전히, '을'보다 낮은 '병'이나 '정' 수준의 생활을 사는 것 역시 남일 같지 않은 게 사실.
1회 연장으로 앞으로 종영까지 총 5회를 남겨둔 '막영애14'가 풀어갈 이야기는 이런 '갑을'에 대한 사회의 이야기, 그리고 영애를 둘러싼 두 남자 이승준-김산호에 대한 결론일 터. 여전히 오리무중인 두 사안에 대해 제작진은 어떤 결론을 낼지, 논의중이라는 시즌15에서는 또 어떤 색다른 에피소드를 준비할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막영애1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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