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예능’인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출연자 못지않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제작진이 있다.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다양한 표정으로 먹으며 ‘기미 작가’라는 별명을 얻은 작가부터, 온갖 힘든 체험을 손수 하며 극한 직업 PD이자 모르모트(실험쥐) PD라 불리는 PD, 그리고 해골 그림이 그려진 의상을 입고 백종원의 음식에 달다고 독설을 날렸던 해골 스태프까지 프로그램을 만드는 주역들이 카메라 앞에 선다.
이들은 연예인은 아니지만, 연예인과 함께 재밌는 호흡을 맞추며 ‘미친 존재감’을 뽐낸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연예대상 신인상을 받을 가능성은 없지만, 그래도 웬만한 스타들보다 큰 활약을 보였기에 신인상 후보에 올라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가장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제작진은 모르모트 PD와 기미 작가. 모르모트 PD는 트레이너 예정화의 지시에 따라 격한 운동을 하면서 당황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로 몸을 쓰는 일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 다소 유약하게 보이는 신체조건, 그리고 당황할 때 표정에 모두 드러나 심리 상태 파악이 좋은 성격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강력한 웃음 지점이 된다.
최근에는 댄스 스포츠 박지우의 격한 분노 섞인 지적을 받으며 몸치 탈출 도전을 하고 있다. 가르칠 때 화를 내지 않고, 이 세상 몸치는 없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던 박지우가 모르모트 PD의 목각인형 같은 딱딱한 움직임에 격앙된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모습은 웃지 않고 배길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의 조연출인 모르모트 PD는 직접 자신이 출연한 영상에 재밌는 편집을 가미해 거침 없이 망가지며 재미를 만들고 있다.
초반 방송 출연에 어색해 하며 얼굴을 가리기 바빴던 기미 작가는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내려놓음’의 웃음을 전한다. 백종원의 음식을 먹고 심하게 놀라는 표정은 제작진의 웃긴 컴퓨터그래픽이 더해지며 ‘병맛 편집’을 이끌었다. 기미 작가가 또 어떤 표정을 지을지, 제작진이 얼마나 요상한 편집을 집어넣을지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 초반 궁금한 관점 지점이기도 했다.
백종원과 티격태격하면서 그의 요리가 진짜 맛있는지를 가늠하게 만들어줬고, 요즘에는 디자이너 황재근과의 미친 호흡을 보여줬다. 다소 여성스러우면서도 거침 없이 독설을 하는 황재근은 기미 작가를 놀리기 바빴다. 옷이 맞지 않다며 은근슬쩍 살이 쪘다고 지적하는 황재근, 그의 말에 발끈하며 옷이 찢어질 듯 몸을 구겨 넣는 기미 작가의 모습은 웬만한 로맨틱 코미디보다 재밌는 조합이었다.
일명 ‘장군 작가’로 불리는 또 다른 여성 작가는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김구라의 방송에서 살아 있는 시체 연기를 하고, 김영만의 옆에서 꿋꿋하게 종이접기를 해서 시청자들을 웃겼고, 이은결과 호흡을 맞췄던 ‘초딩 작가’는 귀여운 외모로 시선을 끌었다. 백종원의 음식에 달다고 독설을 했던 다소 험상 궂은 외모의 스태프는 옷에 해골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해골 스태프’라고 불린다.
이들은 그렇게 오래 방송에 등장하지 않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강렬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신선하고 색다른 인물이 안기는 즐거움이 있다. 새 인물들은 보통 굳이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즉석 상황에 솔직한 면모를 뽐내기만 해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여기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스태프가 카메라 안에 들어와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드니 더 큰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한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다루는 구성. 스타들이 네티즌과 소통하면서 생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돌발상황 속 인간미를 드러내는 과정이 재미를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자사 ‘일밤-복면가왕’과 함께 올해 지상파 예능 최대 히트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 jmpyo@osen.co.kr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