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독기 품고 물 올랐는데...군대 딜레마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18 10: 50

20대 후반,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서 가장 의욕 넘치고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 시기다.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기 위해 일명 ‘소’처럼 일하는 시기인 것.
또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이었던 데뷔 초창기부터 꾸준히 갈고 닦은 연기력이 활짝 꽃피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한 가지 꼭 넘어서야 하는 장벽이 다가온다. 바로,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다. 독기 품고 버티니 찾아오는 2년의 공백기.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는 20대 배우는 유아인이다. 원체도 연기 잘하고 영민한 배우로 통했지만, 올해 ‘천만영화’ 반열에 오른 ‘베테랑’와 16일 개봉된 영화 ‘사도’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았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불태우며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또 유아인은 오는 10월 5일 첫 방송되는 SBS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에서 역대 가장 젊은 이방원 역을 맡아 김명민과 카리스마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2004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유아인은 10대의 순수함과 반듯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개성 강한 마스크와 신인 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로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스타로 가는 길을 거부하고 잠시 모습을 감췄던 유아인은 2007년 독립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그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남우상을 받으며 배우로서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속 걸오를 만나면서 유아인은 대중적인 인기까지 거머쥐며 주목해야 하는 20대 스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후 유아인은 매 작품마다 자신의 색을 달리하며 날로 깊어지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 처음 도전한 악역 조태오와 사도 세자로 연기 포텐을 터트렸다.
데뷔 11년만에 유아인의 파워는 놀라울 정도로 크고 위대해졌다. 이런 상황이기에 그가 만들어낼 이방원에 기대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아인은 ‘육룡이 나르샤’를 끝마친 뒤 입대를 해야 한다. 유아인의 물오른 연기력으로 연예계가 뜨거운 이 때, 2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지게 되는 것.
이는 이승기 역시 마찬가지다. 2004년 가요계에 첫 발을 내민 이승기는 MBC ‘논스톱5’와 KBS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 천천히 연기력을 다지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뤘다. 물론 KBS 예능 ‘1박2일’은 지금의 이승기를 있게 한 1등 공신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배우로서의 이승기는 가수 혹은 예능인과는 다른 특별함이 존재했다.
첫 주연을 맡았던 SBS ‘찬란한 유산’은 이승기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확실히 각인시켰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더 킹 투하츠’는 어떤 여배우와 함께 있어도 돋보이는 호흡을 느낄 수 있게 했다. MBC ‘구가의 서’로 판타지 사극까지 성공시킨 이승기는 연기를 위해 극한의 상황까지 자신을 몰아넣으며 열정을 불태워 놀라움을 자아냈다.
첫 스크린 데뷔작인 ‘오늘의 연애’까지, 무패 행진을 보여준 이승기는 최근 ‘신서유기’를 통해 더욱 날카로워진 예능감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이승기는 영화 ‘궁합’ 촬영으로 사주를 보게 된 일화를 밝히며 군대를 스스로 언급했다. 그리고 이를 예능으로 소화시키는 재치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물오른 연기력과 예능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이승기인지라, 그가 없는 2년간의 빈자리가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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