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가 여군 특집으로 또 한 번의 대박을 터뜨렸다. 시청률과 화제성 폭발 보증수표인 여군 특집은 현재 3기가 방송 중. 여자 스타들이 늠름한 군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흥미와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이번 여군 3기는 배우 유선·김현숙·한채아·신소율·한그루, 전 테니스 선수 전미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래퍼 제시, 걸그룹 CLC 유진, 트로트가수 박규리 등 10명이 출연한다.
현재까지 3탄이 방송된 여군 특집은 ‘걸어다니는 폭탄’이었던 제시가 어느새 군인으로 성장했고, 입소 첫 날 신체 검사 중 몸무게 측정 오류로 큰 웃음을 줬던 김현숙은 역시나 ‘에이스 군인’으로 활약 중이며, 테니스 선수 출신이자 가수 윤종신의 아내인 전미라는 끝없는 배려와 격려로 감동을 선사하는 중이다.
여군 특집이 매번 폭발력 있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스타들의 군대 체험을 통한 성장기가 상당히 매력적인 그림이기 때문. 3년여간 방송되며 어느새 장수 예능이 됐지만,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 김현숙 몸무게 대란, 웃지 않고 버틸 수 있어?
개그우먼 활동 당시 김현숙은 ‘출산드라’라는 ‘개그콘서트’ 캐릭터로 사랑을 받았다. 다소 큰 몸집으로 빼빼 마른 말라깽이를 탓하는 그의 개그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체중 감량을 했지만, 여전히 어리어리한 몸매는 아닌 김현숙.
그는 입소 첫 날 신체검사 중 몸무게 측정 결과가 59.2kg으로 나오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김현숙은 “잘못 나온 것 같다. 그 몸무게는 대학교 때나 나온 몸무게다. 나를 아는데 2~3kg도 아니고...”라고 당황했다.
그는 결국 간호 장교에게 “숫자를 잘못 보신 것 아니냐”라고 재측정을 요구했다. 결과 체중 69kg이었다. 김현숙의 재측정 결과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굳이 몸무게 측정을 다시 해달라고 부탁하고, 자신의 뜻대로 정상적인 몸무게가 나오자 민망해하는 그의 털털한 매력은 여군 특집의 강렬한 웃음 시작이었다.
# 부적응 끝판왕 제시, 그의 뿌듯한 성장
제시는 방송 출연 전부터 요주의 인물이었다. 그의 입대 소식이 알려진 후 수많은 네티즌은 이번 여군 특집의 관전 지점으로 제시를 꼽을 정도였다. 엠넷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할 말은 하고 상대방과의 기싸움도 서슴지 않는 자유 영혼이자 센 언니라는 것이 안방극장에 각인된 상태이기 때문.
실제로 제시는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관등성명 실수는 예상됐던 바, 그는 소대장 앞에서 다리를 꼬았고, 한국어에 서툴러 이해를 하지 못해 말을 버벅거렸다. 교관의 계속된 지적에 손을 들고 잠시 자리를 이탈하는 돌발행동을 했고, 집에 가야겠다며 자진 퇴소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를 도운 것은 전미라를 비롯한 동기들이었다. 동기들의 격려 속에 제시는 안정을 찾았고, 포복 훈련에서 ‘에이스 병사’로 활약했다. 칭찬을 받을 때마다 환하게 웃고, 점점 군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 전미라,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다보니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전미라의 눈물. 그는 군대에 온 이유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테니스 선수였던 그는 나이가 많은 편인데도 어린 동기들과의 훈련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근성과 끈기가 대단했고, 언제나 상위권에 머물렀다.
훈련 성과뿐 아니었다.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제시를 보살폈다. 끝까지 함께 하자고 눈을 보며 독려했고, 포기를 하려는 제시를 붙들었다. 사실 제시의 부적응은 훈련 지연으로 이어졌고, 동기들을 힘들게 한 요소가 있었다.
허나 전미라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동기에게 전했다. 제시가 끝까지 훈련을 하고, “동기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라고 말한 것은 전미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미라의 따뜻한 응원과 인간 승리의 훈련 성과는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 한채아, 외모만 예쁘다고? 알고 보면 성격 미녀
한채아는 여군 특집에서 그동안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조금은 희석시키며 친근하게 다가온 경우다. 그는 작품에서 주로 악역을 많이 맡을 정도로 도도한 매력을 갖춘 배우. 남녀 주인공 사이를 방해하는 인물을 많이 연기한 까닭에 호감도가 높은 배우는 아니었다.
이번 여군 특집에서 한채아는 털털한 성격으로 ‘성격미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누구보다도 훈련을 열심히 받는 것은 물론이고, 다소 허당기 가득한 면모로 웃음의 중심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화생방 훈련 중 제시가 힘들어하자 손을 잡아주며 포기하지 않게 막은 것은 감동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버텼고, 10명의 여군 모두 화생방 훈련을 통과하는데 일조했다.
# 의도하지 않은 문제적 장면, 제작진 사과
여군 특집의 큰 인기만큼이나 논란도 있었다. 3년여간 방송되면서 다소 시끄러운 구석이 많은 프로그램이었기에 제작진은 언제나 신중을 기해 제작을 해왔다. 군대라는 특수성, 시의적인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프로그램은 외풍을 맞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즉각적인 사과 혹은 해명, 조심스러운 제작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진짜사나이’는 이번에 발생한 사담 논란 역시 발빠른 사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김현숙과 사유리 등이 일명 터미네이터 조교로 불렸던 곽지수 소대장의 몸매에 대해 칭찬을 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소대장의 엉덩이에 시선이 갈 수 있는 편집을 했고 방송 후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실 이 같은 농담이 사적인 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방송에 내보낸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제작진은 즉각적으로 사과를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 jmpyo@osen.co.kr
MBC 제공, '진짜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