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불타는 청춘’ 강수지의 시 낭독, 그 특별함에 대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16 10: 48

‘불타는 청춘’이 또 한 번 잊고 살았던 감성을 일깨웠다. 화요일 밤 11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학창 시절 가슴 설레게 했던 그 시 한 편을 들을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작은 꽃송이 하나에 좋아하고, 같이 나눠 먹는 도시락에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 그 편안함이 ‘불타는 청춘’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서는 김보연이 새 멤버로 합류한 가운데 김국진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로 여행을 떠났다.
자작나무 숲 아래에 모여 김보연을 기다리는 동안 멤버들은 김국진에게 “어렸을 적에 좋아했던 소녀가 있지 않냐 그 때 얘기 좀 해 봐라”고 말했다. 이에 김국진은 “초등학교 때 반장을 했는데 부반장 했던 아이가 있었다”고 운을 떼더니 곧 “근데 전학 갔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늘 전학으로 끝이 나는 슬픈 짝사랑의 법칙을 강수지는 “꼭 그런 사람은 전학 가더라”며 웃었고 김일우는 “황순원의 ‘소나기’야?”라고 묻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친구는 세월이 흘러도 가끔 생각이 난다”고 말한 강수지는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 “시 하나를 가지고 왔는데 자작나무 숲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며 김춘수 시인의 ‘꽃’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한 단어, 한 구절씩 정성스레 써내려 간 손글씨와 청아한 강수지의 목소리가 자작나무 숲과 한데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강수지는 인터뷰에서 “중년이 됐지만 우리도 한 때 정서적으로 그런 시를 좋아했던 시기가 한 번쯤 있었을 것 같다. 그 때를 한 번 떠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시를 낭독한 이유를 밝혔다.
강수지의 말대로 이날 멤버들은 분교를 찾아 감성 가득했던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겼다. 지금은 40~50대가 됐지만, 이들에게도 분명 친구들과 도시락을 나눠 먹고, 짝사랑 하는 사람 때문에 얼굴을 붉히던 청춘이 존재했다. ‘불타는 청춘’은 이런 모습 하나하나를 다시 되새기며 시청자들까지 추억 여행을 하게 만들었다.
앉은 키를 재고 신체검사를 하는 동안 어김없이 장난을 치고, 소시지와 김치, 달걀이 담긴 추억의 도시락을 함께 나눠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 역시 ‘불타는 청춘’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묘미다. 자극적인 요소나 흥미 유발을 위한 근황 토크 하나 없이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웃음과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불타는 청춘’을 애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타는 청춘’은 중견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parkjy@osen.co.kr
‘불타는 청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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