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뉴의 허망한 한해가 가네.”
세련된 펀치라인의 치명적인 ‘디스’였다. ‘쇼미더머니4’ 디스 배틀에서 송민호가 브랜뉴뮤직 팀을 향해 내뱉은 가사. 판정 번복으로 래퍼 한해를 떨어트리고 블랙넛을 합격시킨 프로듀서 산이와 버벌진트에게 먹인 임팩트 있는 한방이었다.
하지만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났다. 번복한 브랜뉴도, 탈락한 한해도 전혀 허망하지 분위기다.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인성’이 분위기 반전의 포인트였다. 프로그램 속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한해는 확실히 피해자였다. 하지만 이후 쏟아진 반응을 살펴봤을 때 그는 분명한 수혜자. 탈락 당시 진정성 있는 태도와 올바른 인성으로 대중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면서 수많은 팬과 든든한 응원군을 얻은 바다.
버벌진트와 산이 또한 따뜻한 인성으로 악플러들을 다시 자신의 편으로 돌려세웠다. 이번 사건(?)으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욕을 먹은 두 사람이다. 오죽하면 ‘번복진트’와 ‘산이더머니’라는 ‘웃픈’ 별명가지 생겨났을까.
그런데 이후 블랙넛과 함께 휴먼드라마를 만들어내면서 자신들의 향한 시선을 곱게 바꿔 놨다. 일단 가족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며 블랙넛을 세미파이널까지 올려놓으며 실력을 입증했고, 무대에서는 ‘비트를 번복해야할 것 같다’고 농담하거나 ‘빵 사왔다’며 빵을 나눠 주는 등의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였다. 등돌린 팬들을 다시 돌리놓기에 충분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산이와 버벌진트에 대한 호감은 더욱 단단해진 분위기다.
논란의 태풍이 한바탕 지나갔고, 한해는 오늘(16일) 신곡 ‘구름’을 발매했다. 말이 아닌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이 래퍼답고 힙합스럽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테다.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지만 한해는 입을 굳게 닫아왔다. 이후 모든 것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방송 당시의 지적과는 달리 완전한 정박을 타는 플로우,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듣기 좋은 음색, 피처링을 맡은 범키와의 호흡도 훌륭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가사다. ‘쇼미더머니4’ 이후 달라진 상황과 그간 자신이 걸어온 길 등 자전적인 이야기가 가사에 담겼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확 달라진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변함없이 꾸준하고 열심히 음악을 해오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상황들을 ‘구름을 태운다’표현해내면서 ‘근두운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건 진짜 일어나는 일인가 봐/엄마 아빠 누나도 너무나도 좋은가 봐/내 친구들은 말하네 이 새끼야 술사라’라고 말하면서도 ‘근데 왜 나는 차분해지는 건지/내가 서있는 여기는 어디’라는 가사로 고민을 담아내기도 했다.
브랜뉴뮤직과 한해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