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이끌 네 명의 주인공 모두 예뻤다. 각자의 매력이 확실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폭발적. 배역을 소화하는 배우들도 맛깔나게 인물을 그려내면서 보는 맛을 더했다. 이제 겨우 첫 방송이지만 시청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충분한 요소들을 갖춘 셈이다.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플래시백의 적절한 사용도 극의 집중도를 더하는 역할을 했다. 보기 좋은 영상미와 극적인 요소를 극대화 시키는 BGM도 재미를 더하는 동시에 완성도를 높인 포인트였다. 시트콤 뺨치는 코믹한 장면들이 지루할 틈이 없이 이어지고, 첫사랑의 설렘이 느껴지는 로맨스도 꽤나 달달하다. 외모지상주의의 현실을 아프지 않게 꼬집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16일 오후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극본 조성희) 첫 회가 방송됐다.
이 드라마는 첫사랑의 아이콘에서 '찌질녀'로 역변한 혜진(황정음 분)과 뚱보 찌질남에서 '완벽남'으로 정변한 성준(박서준 분)의 숨은 첫사랑 찾기에 ‘절친’ 하리(고준희 분)와 넉살끝판 동료 신혁(최시원 분)이 가세하면서 벌어지는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
이날 방송에서는 기존 드라마들에서 떠올리기 힘든 강한 개성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다. 사춘기 시절 역변을 겪으며 역대급 폭탄녀가 된 취업 장수생, 모델 포스 폴폴 풍기며 독설을 날리는 워커홀릭 부편집장, 완벽한 듯 하지만 사실은 빈틈 많고 허당인 초미녀 호텔리어, 알쏭달쏭한 웃음을 날리며 분위기를 압도하는 패션 에디터까지.
먼저 황정음의 변신이 눈부시다. 연기를 위해 외모를 포기하고 철저히 망가지는 여배우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폭탄을 맞은 듯한 헤어스타일에 얼굴에 주근깨가 한가득이었지만. 황정음, 그녀는 확실히 예뻤다. 푼수 같으면서도 묘한 호감을 주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인상적. 친구를 알뜰하게 챙기는 의리 있는 모습도 호감이다.
'혜진'은 황정음을 만나 더욱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코믹과 정극을 넘나드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낸 것. 시트콤을 보는 듯한 코믹한 표정 연기와 첫사랑의 설렘을 제대로 그려내는 능력이 이제는 독보적이다.
박서준은 첫사랑의 환상을 가진 부드러운 매력남으로 그려지며 여심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완벽한 듯하지만 허당인 민하리를 제대로 녹여낸 고준희의 활약에도 기대를 모은다. 본격적인 출연은 없었지만, 최시원도 드라마의 재미에 한몫 단단히 할 모양이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혜진이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창피해 과거의 절친 성준에게 하리를 대신 보내 자신인 척 연기하게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joonamana@osen.co.kr '그녀는예뻤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