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에이스이자 MVP 투수들이 10년 만에 선발 맞대결한다. 2000년대 중반 KBO리그를 호령한 손민한(40·NC)과 배영수(34·한화)가 돌고 돌아 10년 만에 리매치를 벌인다.
NC와 한화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시즌 14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손민한과 배영수를 예고했다. 지금은 전성기에서 내려온 투수들이지만 국내 최고 우완으로 군림하던 당대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이라 흥미롭다. 그것도 10년만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손민한과 배영수가 마지막으로 선발 대결을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0년 전이었다. 2005년 8월14일 대구 롯데-삼성전에서 선발로 맞붙었다. 당시 손민한은 롯데, 배영수는 삼성의 에이스였다. 두산 에이스 박명환까지 '우완 트로이카'를 이루던 그때 그 시절이었다.

그 중에서도 손민한과 배영수가 빛났다. 손민한은 2005년 다승·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탈락 팀 최초로 시즌 MVP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배영수는 2004년 다승왕을 거머쥐며 시즌 MVP를 따냈는데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 10이닝 비공인 노히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영수는 2006년까지 최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삼성의 통합우승 2연패를 견인했지만, 시즌 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내리막을 걸었다. 더 이상 과거 같은 150km 강속구를 던지지 못했다. 손민한도 2009년을 끝으로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야구 외적으로도 선수협 문제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돌고 돌아 두 선수는 이제 다른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선발 맞대결을 한다. 손민한은 롯데에서 방출된 뒤 2013년 NC 육성선수로 테스트를 거쳐 입단했다. 배영수는 지난해 FA가 돼 삼성을 떠나 한화로 이적했다. 갖은 우여곡절 속에 예전처럼 화려함과 압도감은 사라졌으나 현역으로 여전히 마운드에 있다.
손민한은 올해 23경기 10승6패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마산 넥센전 승리로 KBO리그 역대 최고령 10승 투수 역사를 썼다. 힘은 떨어져도 정교함과 완급조절은 건재하다. 배영수는 29경기 4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6.87로 부진하지만 선발투수로 역할이 고정된다면 제 몫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10년 전 선발 대결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은 승부였다. 당시 승리투수는 배영수로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10승 고지에 등정했다. 비록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손민한도 8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완투패로 인상 깊은 투구를 했다. 경기는 삼성이 롯데에 1-0 영봉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무려 3686일만의 선발 대결이 이뤄졌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왕년의 MVP' 손민한과 배영수가 어떤 맞대결을 펼칠지 기대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