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어셈블리’ 정재영표 사이다가 필요해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17 06: 52

정재영의 정치 인생에는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온갖 음모와 술수, 계략이 난무하는 정치판 속에서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과 소신 하나로 이 모든 걸 버티고 견뎌 온 그의 앞에 어김없이 위기가 닥쳤다. 종영까지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또 한 번 정재영표 사이다가 간절해진 이유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에서는 ‘패자를 위한 두 번째 기회 지원법’인 배달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상필(정재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상필은 최인경(송윤아 분)과 홍찬미(김서형 분)를 비롯한 의원실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법안을 제출, 상임위 법안 상정을 거쳐 법안 심사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와중에 진상필은 사회당의 전노심(길해연 분)으로부터 “국민당은 물론 한국 민주당까지 심사를 보류하자고 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됐다. 이에 홍찬미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한국 민주당이 배달수법안과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고, 최인경은 “딴청계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거다”라고 그 의중을 파악했다. 이어 홍찬미는 “한국 민주당이 법안을 내면 배달수 법안은 묻혀버릴 것”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박춘섭(박영규 분)이 짠 판이었다. 진상필의 감성팔이식 정치를 못마땅하게 여긴 박춘섭은 배달수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한국 민주당 대표 오세창(박지일 분)에게 “제 1야당이 포퓰리즘 법안에 들러리를 서겠다는 거냐“며 ”내가 오 대표님이라면 새로운 이슈를 찾을 것이다“라고 귀띔한 바 있었다.
진상필은 오세창을 찾았다. 그는 오세창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제 마음 속에 배달수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지금 40m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다. 제가 그 사람 땅바닥에 내려와야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딱 한 번만 도와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결국 진상필의 진심어린 호소에 오세창은 마음을 돌렸고, 진상필은 한국 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5대 법안을 밀어주는 조건으로 배달수법안의 찬성을 받아냈다.
제 1야당의 찬성표를 얻어낸 진상필에게는 이제 본회의 표결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친청계와 반청계의 방해 공작은 끊이지 않았다. 백도현은 배달수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무책임한 선심성 법률은 나라를 망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진상필의 감성팔이 정치를 중단하라 외쳤고, 박춘섭은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본회의 표결에 전원 참석하여 배달수법을 부결 시키라고 종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수법은 통과됐다. 표결 직전, 최인경이 세웠던 작전인 투표 방식 변경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 당초 공개 투표인 전자 투표로 진행되어 박춘섭의 압박에 눌려 무조건 반대표를 찍어야 했던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에서 진상필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배달수법안은 가결되었다.
하지만 박춘섭은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배달수법이 가결된 후 그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춘섭은 “당면한 경제 위기 극복과 국가 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통령께 국회를 통과한 배달수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공표해 보는 이들에게 갑갑함을 안겼다.
진상필에게 있어 배달수법, 그리고 배달수란 이름은 큰 의미를 가진다. 용접공이었던 그가 국회의원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계기이기도 하고, 부당 해고에 대한 시위 농성 과정에서 희생된 아버지를 둔 김규환(옥택연 분)을 대신해 꼭 통과시켜야만 하는 법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싸움 대신 국민들한테 힘주는 좋은 법을 만드는 진짜 정치를 하겠다는 진상필의 주변에는 여전히 자신의 이익과 권력, 기득권만을 내세워 정치를 하는 이들이 가득하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진상필은 배달수법을 무사히 통과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을지, 마지막 회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어셈블리'는 정치의 본산이자 민의의 전당 국회를 배경으로 한 휴먼 정치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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