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저격한 취향 파괴자다.
취향을 벗어나 폭넓은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콘이 시작부터 신인그룹 이상의 폭발력을 지니며 아이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다시금 새롭게 해 주고 있다. 호불호를 아우르는 취향파괴자 아이콘의 취향저격 매력에 대해 살펴봤다.
◇ 아이돌 음악? 듣기 좋은 노래
비아이, 바비가 작곡 작사에 참여한 아이콘의 데뷔 선공개곡 '취향저격'은 달달한 멜로디와 가사가 인상적인 여심 저격용 러브송이다. 지난 15일 공개 후 전 음원차트 올킬을 달성하며 며칠째 각종 인기차트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아이콘은 그룹의 성격상, 제일 먼저 공개되는 데뷔곡은 '센' 콘셉트일 것이란 추측이 컸던 바다. 하지만 '취향저격'은 사랑에 빠진 소년의 풋풋한 세레나데로 하나의 반전이었다. 앞서 바비는 V 생중계를 통해 "우리 센 거 할 줄 알았죠?"라며 이런 반전에 대해 짚었던 바다.
'너는 내 취향저격 내 취향저격/말하지 않아도 느낌이 와/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너는 내 취향저격 난 너를 보면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자기 전까지도 생각이 나..oh oh 너의 가녀린 미소/oh oh 나를 보는 눈빛도 흠잡을 데가 없어/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어 perfect/oh oh 애교 섞인 목소리/oh oh 가까워지는 우리/왜 이제야 나타났어.'
이처럼 솔직하면서도 달콤한 가사가 인상적인 '취향저격'은 감미로운 선율과 부드럽게 진행되는 보컬들, 잘 구축된 비트, 그 위에 얹혀진 엣지 있는 래핑을 통해 '자꾸 듣고 싶은 노래'로 탄생했다. 이는 아이콘이 팬덤을 넘어 많은 리스너들을 사로잡은 힘이다. 물론 아이콘은 곧이어 '취향저격'과는 또 다른 콘셉트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이 '취향저격'이 아이콘의 첫 이미지를 좀 더 폭넓은 대중에게 어필하게 만들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 팬덤과 대중을 어우르는 실력파
아이콘은 '드라마'를 지닌 그룹이다. 과연 아이콘을 신인 그룹이라 부를 수 있냐, 란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아이콘은 데뷔 전부터 팬덤이 단단했는데, 여기에는 이들을 만든 YG엔터테인먼트의 전략적 측면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TV를 통해 방송된 두 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긴 아이콘 데뷔의 드라마.
약 2년 전 '윈' 방송에서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A팀이 이기고 위너가 됐고, 지금은 아이콘이 된 B팀은 해체와 재정비의 기로에 놓였다. '작은 아이들'을 응원했던 팬들은 울었고 멤버들은 멘탈을 강하게 다져야 했다. 그러다가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고 간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으니, 또 하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앤매치'가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B팀에게는 아이콘이란 새 팀명이 생겼지만, 멤버 재정비가 이뤄진다는 또 한 번의 청천벽력같은 소식은 멤버들과 팬들은 '멘붕'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기존 6명에서 7명이 됐다. 비아이, 바비, 김진환,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에 '믹스 앤 매치'를 통해 선발된 정찬우가 추가됐다. 철렁이던 팬들의 마음은 다행히 들어온 사람은 있어도 나간 사람은 없어 안도했다. 하지만 데뷔는 언제일지 알 수 없었고 멤버들의 가슴 속에는 데뷔를 꼭 하고 싶고 해야한다는 절실함과 더 잘 해야한다는 독기가 가득해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아이콘은 팬덤을 넘어 대중의 인지도를 높여갔다. 비아이와 바비가 엠넷 인기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3'에 출연했고, 바비는 무려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바비의 우승은 편견의 타파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또 광고 모델로 나서 화보 촬영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V앱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아이의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 힙합신을 '씹어먹는' 바비의 재능, 김진환와 구준회의 보컬 실력 등이 알려졌다. 비글미 넘치는 귀여움 뒤 멤버들 전체가 진짜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는 그림이 대중에게 보여졌다. 한 마디로 사람들은 아이콘의 실력파로 담금질해 가는 과정과 그 데뷔를 함께 지켜봤다.
◇ 노래하는 바비의 매력
바비는 확실히 남다른 구석이 있다. 그는 아이콘에서도 대표 취향파괴자라고 불린다. '취향저격'의 전체 분위기를 이끄는 도입부의 보컬은 다름아닌 래퍼 바비다. 바비는 특유의 허스키한 중저음으로 감미로운 가사를 노래한다. 그래서 더욱 달콤하다. 바비의 음색이 사랑에 빠진 청춘 혹은 소년의 마음이 기분 좋은 리듬 속에 실려 흐른다. 보컬 라인이 아닌 랩 담당 바비의 또 다른 매력을 마주할 수 있단 점에서도 이 노래가 흥미롭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도입부를 부르는 멤버가 누구냐'며 궁금증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바비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에게서는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많이 볼 수 있다. 팬들은 이미 '아마완벽' 같은 노래를 통해 바비의 보컬 매력을 알고 있었지만 '쇼미더머니3'로 바비를 알게 된 이들에게는 놀라운 포인트일 수 있다.
바비는 '쇼미더머니3'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본인이 강조했던 것처럼 아이돌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해주는데 크게 일조했다. 힙합의 멋 부분을 살리는데 최적화된 인물이면서도, 특유의 호감적 면모로 다양항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는 일면 신기한 멤버다. '믹스 앤 매치' 당시 멤버 바비는 "아이콘이 아이돌이라 부르기에는 아까운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한 바 있다. 혹독한 훈련과 준비를 거쳐 데뷔한 아이콘이 아이돌이란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K-POP 주자로서 맹렬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아이콘은 10월 1일 ‘DEBUT HALF ALBUM ‘WELCOME BACK’, 11월 2일 ‘DEBUT FULL ALBUM ‘WELCOME BACK’을 발매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 또한 10월 3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데뷔 콘서트 '쇼타임(SHOWTIME)'을 개최한다. / nyc@osen.co.kr
YG, '취향저격' M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