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탐정:더 비기닝'(이하 ‘탐정’)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권상우가 철없는 아빠에서 가장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탐정'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추리극이라는 틀에 권상우와 성동일이라는 믿음직스러운 배우들이 콤비로 등장한다는 것에 관심이 쏠렸다.
'탐정'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추리광 강대만(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작품이다. 강대만은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이다. ‘광역수사대 식인상어’에서 일개 형사로 좌천된 노태수는 할 일 없이 자신의 사건에 훈수를 두는 강대만을 싫어한다. 그러나 강대만의 절친이자 노태수의 파트너인 친구가 준수가 살인사건에 용의자로 지목되자 둘은 남몰래 힘을 합쳐 준수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탐정’은 권상우의 4년 만에 영화 출연작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권상우가 ‘탐정’을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지금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청춘배우였던 권상우는 아버지가 됐다. 강대만 역할을 소화하면서 능숙하게 아이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고 분리수거를 하며 자연스러운 아빠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가 진행 될수록 권상우는 철없는 아빠로 웃음을 주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성장하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충무로에서 권상우처럼 뛰어난 비주얼 스타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를 다루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아버지 배우는 많지 않다다.
권상우와 성동일 콤비의 개그 연기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성동일은 천재적인 애드립을 자제하고 상황을 통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했다. 아무래도 영화 내내 살인사건을 다루는 만큼 무게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권상우가 충분히 망가지며 깐족거리고 설치고 코믹한 모습을 마음껏 보여줬다. 성동일도 무게를 잡다가도 한 번씩 무너지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추리극의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대만과 태수가 티격태격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서 펼쳐지는 추리대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건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명탐정 ‘셜록’ 같은 대만의 대사도 영화의 쏠쏠한 재미요소다.
‘탐정’은 엄청나게 웃기지 않다. 기본적으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가 진지한 편이다. 하지만 이것이 강점이다. 그성동일과 권상우 콤비가 영화의 분위기를 해치치 않는 범위에서 기본 이상의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탐정'은 오는 24일 개봉 예정이다./ pps2014@osen.co.kr
'탐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