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음원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다.
컴백 주자부터 복병, 그리고 데뷔 신인까지. 올해 YG의 음원강자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고 있다. 예상 안팎을 넘나드는 YG의 이른바 '음원 씹어먹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올해 YG 라인업의 포문을 열었던 지누션은 지난 4월 11년 만에 신곡 '한번 더 말해줘'를 공개한 이후 각종 차트 1위를 달성,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던 바다.
이어 그룹 빅뱅의 장기 컴백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지난 5월부터 'MADE' 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빅뱅은 매월 신곡을 발표, 차트 올킬과 롱런을 기록해오고 있다. '루저(LOSER)', '베베(BAE BAE)', '뱅뱅뱅(BANG BANG BANG)',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이프 유(IF YOU)', '맨정신',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쩔어'가 지금까지 발표됐던 노래들이다. 전혀 다른 장르와 색깔을 지닌 이 곡들은 음원차트에서 올킬 화력과 롱런 뒷심을 함께 보였던 바다.
밴드 혁오는 의외의 복병이었다. 혁오가 소속된 하이그라운드는 YG 아티스트 타블로가 실력과 개성을 겸비한 뮤지션들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한 레이블. 밴드는 이 하이그라운드가 영입한 첫 아티스트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 이슈와 함께 '위잉위잉' 등의 기존곡들이 차트 1위를 오랜동안 석권 했다. 역주행은 예능 버프를 받았다고 하지만 롱런 현상은 혁오의 노래가 단순히 이슈성 성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룹 위너 송민호의 활약도 굵직했다. 엠넷 '쇼미더머니4'의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음원 면에서는 그가 승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민호가 지코-팔로알토 팀으로 참여한 우아한 음원 '거북선(Feat. 팔로알토)', 미처 말하지 못했던, 하지만 말하고 싶었던 자신의 얘기를 담담하게 들려준 '겁'(Feat. 태양), 록커같은 폭발적인 무대 매너를 보여줬던 '머니플로우'(Feat. 지코),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형제같은 음악적 동료 지코와의 재치있는 호흡이 돋보였던 '오키도키' 등은 '쇼미더머니4' 음원 인기의 주역이었다.
'쇼미더머니4'와 함께 예능 음원의 힘을 보여준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에서도 YG는 차트 위 위너였다.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음원은 순식간에 음원차트를 독식했는데 황광희(제국의아이들)-태양-지드래곤이 결성한 황태지의 '맙소사'는 그 중에서도 큰 인기곡이었다. 이 노래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테디와 지드래곤이 함께 만든 힙합 댄스곡으로 중독적이며 듣는 이들을 들썩이게 하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런가하면 타블로는 사색적인 랩을 담은 조이배드애스와의 콜라보레이션 곡 '후드'로 차트에서 깜짝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식 컴백으로 따지면 8월은 사실 YG에게 숨고르기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8월은 YG음원들이 가장 돋보인 달이었다. '가수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푸념이 나올만한 가요계였음에도 10위궈 내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곡이 6곡이나 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뜨거운 8월을 지나 9월은 그야말로 YG의 회심의 달이다. 데뷔 전부터 강력한 팬덤을 지닌 아이콘이 15일 데뷔, 선공개곡 '취향저격'으로 음원차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팬덤을 넘어 대중을 아우른 모습으로 파괴력은 이미 신인급이 아니다. 앞으로 연이어 등장할 컴백 주자들이 이런 YG의 음원 부심에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방송의 무서운 영향력이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중성에 예술성을 가미한 것이 아닌, 예술성에 대중성을 더한 YG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음악적 스타일이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이란 분석이다. YG가 대형기획사임에도 힙합에 뿌리를 둔 회사이기에 가능한 활약이기도 하다. 여기에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까지 설립하며 회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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