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이경규, 심부름꾼 되길 참 잘했어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9.20 10: 00

조영남의 곁에서 심부름하는 이경규의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후배들 앞에서 화내고 독설하는 모습이 익숙했던 이경규는 이제 연신 고개를 숙이고 땀 흘리는 새로운 얼굴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경규는 현재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 출연 중. 그는 자유로운 영혼, 또 불같은 성질을 지닌 조영남의 매니저가 돼 그의 일정을 챙기고 있는데, 자기밖에 모르는 조영남의 독불장군 같은, 혹은 아이 같은 모습은 이경규를 매 순간 진땀 흘리게 한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부터 하차를 선언, 자리를 박차고 나간 조영남 때문에 생고생을 시작한 이경규. 극한 직업이라는 말이 잘 들어맞는 매니저 체험기는 조영남에게서 자신을 돌아보는 이경규 모습이 주요 관전포인트로 작용한다. 조영남과 김수미가 말다툼을 벌이고 차례로 하차를 선언하고 번복하는 과정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이들 사이의 진심을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하며 '나를 돌아봐'를 지켜낸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본인의 새로운 대표작을 성공으로 끌어가고 있다. 

이경규는 조영남에게 자기밖에 모른다고 불평을 늘어놓지만, 이는 원래 이경규의 이미지. 이경규가 함께 녹화하는 후배들을 혼낸다거나, 방송 중 말을 하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는 증언은 웃자고 한 이야기였음에도 이경규의 꼬장꼬장한 이미지를 강화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후배들이 회식 때 이경규의 눈치를 본다는 말까지 더해지면서 이경규는 어느새 '어르신' 이미지가 단단했었다. 이에 게스트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SBS '힐링캠프'는 물론 집단 토크쇼 '풀하우스' 등에서도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듯한 말투가 읽히기도 해 시청자에게 불편한 지점을 만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독할 수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 출연하는 이경규는 본인의 이미지를 단숨에 깨버린 조영남과의 만남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다. 화가 나면 삐처리 연속인 통제불가 조영남과 짝을 이룬 이경규는 조영남의 눈치를 보고, 운전하고, 땀 흘리는 애잔한 모습으로 웃음과 동시에 그의 진심에 집중하게 한다. 마음대로 행동하는 조영남에게 불만을 전하면서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고, 어린 아이 무리에게 "방송을 빨리 끝내려고 한다"고 투덜대면서도 돈가스를 척척 썰어주는 이경규에게는 츤데레 매력이 추가됐다./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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