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는 왜 '정도전'이 되지 못했나 [종영①]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9.18 06: 51

정치인이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 정치가 무엇인지 그려냈던 '어셈블리'가 아쉬움 속 종영했다. 현대판 '정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드라마는 정치를 소재로 따뜻한 감동을 전했지만, 시청자와의 소통에 미흡한 점을 드러내며 동시간대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마지막회에서는 상필(정재영 분)의 배달수법이 국회의원들의 가슴을 울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던 국회의원들은 상필의 진심이 담긴 연설을 듣고 초심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작은 변화를 알렸고, 이는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연결되며 흐뭇함을 안겼다. 
'어셈블리'는 지난해 상반기 안방극장을 강타한 '정도전'을 집필한 정현민 작가의 작품으로, 기획단계부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정도전' 정현민 작가와 유동근, 조재현, 박영규 등은 '2014년 KBS 연기대상'의 작가상과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휩쓰는 등 정통 사극 열풍을 일으켰던 것. 

정현민 작가는 사극에 현실 정치를 녹여내며 수많은 명언을 탄생시키는 등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 대본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600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현실 정치와 맞닿은 이야기는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매회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어셈블리'는 제2의 '정도전'이 되리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어셈블리'는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낼 것을 예고했지만, 현실 정치를 고스란히 담아내기에도, 촌철살인 대사로 일침을 가하기에도 2%씩 부족함을 드러내며 시청자의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것. 또 사람이 희망이라는 휴머니즘 메시지를 담아내면서 정재영의 연설이 수많은 갈등 상황을 해소하는 모습이 반복되다 보니,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지 않기도 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그럼에도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 정재영은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매회 감탄을 자아냈다. 답답한 정치에 목청을 높이는 정재영은 수더분한 외모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상필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완성했다. 
후속으로는 '장사의 神-객주 2015'가 방송된다. 폐문한 '천가 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 객주를 거쳐 마침내 거상으로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1979년부터 총 146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김주영의 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오는 23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jykwon@osen.co.kr 
'어셈블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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