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신서유기’ 싼 티 좀 나면 어때? 재미가 ‘고퀄’인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9.18 14: 39

 프로그램 전반에 풍기는 묘한 ‘싼 티’가 별미다. 디자인에는 신경조차 쓰기 귀찮다는 듯한 자막에 정신없이 흔들리는 앵글, 멤버들 얼굴만 나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찍은 것 같은 삐딱한 카메라 구도가 가득이지만, 거부감 없이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 놀랍다. 확실히 재미만큼은 ‘고퀄’이다.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 눈치 안 보고 거침없이 내뱉는 멘트와 대놓고 게임으로 즐기는 특정 브랜드 언급까지. 그간 TV서 보지 못했던 놀라운 장면들은 눈과 귀를 더욱 쏠깃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18일 오전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 15화에서는 제약에서 자유로운 연출이 좀 더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음식을 두고 치킨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차종 등을 나열하는 미션이 그려진 것.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브랜드명을 나열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묘한 재미를 줬다.  

나영석PD 특유의 ‘1박2일’ 고전 게임의 틀이 자유로운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활용되고 있다는 평이다. 배신과 반칙이 본격적으로 쏟아진 기상미션에서는 즐거움으로 함박웃음 짓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오랜만에 ‘1박2일’ 시즌1의 분위기를 냈고, 시청자들에게 추억을 되새기게 했다는 호응이 이어졌다. 
이날도 아직 ‘인터넷 방송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강호동의 모습도 웃음을 샀다. 나영석 PD는 카메라가 없는 것처럼 자유여행을 즐기면 된다고 멤버들에게 당부했지만, 강호동은 곁눈질로 카메라의 눈치를 보거나 카메라를 의식한 행동들로 다른 멤버들의 지적을 당하며 웃음보를 자극했다.
  
디자인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듯 다큐멘터리 자막처럼 무미건조하게 등장하는 자막들도 오묘한 재미를 준다. 마치 남을 웃기면서도 정작 본인은 웃지 않는 시크함이 풍긴다. 멤버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찍은 영상은 마치 내 친구가 찍어서 보여주는 듯한 친숙함까지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연출이 저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서유기’는 멤버들이 펼치는 게임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동시에 중국의 웅장한 풍광을 담아냈다. 병마용갱을 보며 벅차오르는 감동을 전하고, 서툰 중국말로 현지의 시민들과 커뮤케이션하고 정과 웃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다.
한편 '신서유기'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중국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나영석 PD의 지휘 아래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이 출연한다./joonamana@osen.co.kr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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