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여우사이’로 정식 라디오 DJ로 데뷔했다. 이날 정형돈은 첫 라디오 생방송 DJ를 맡아서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금새 적응하며 4대천왕 다운 입담을 뽐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방송인 정형돈의 면모를 볼 수 있었던 3시간이었다.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감성진료소-여우사이'(이하 '여우사이')가 19일 자정부터 세 시간 동안 KBS 쿨FM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여우사이'는 라디오국과 예능국의 공동 프로젝트. 편집된 TV 버전은 오는 29일 오후 방송될 예정이다.
정형돈은 첫 라디오 진행이었음에도 라디오 진행에 도가 튼 유희열을 쥐락펴락 했다. 정형돈은 라디오 진행은 처음 이다보니 이것저것 유희열에게 물어봤다. 그러면서도 유희열에게 “프로인척 하지 말라”며 구박 했다. 구박 하는 한편으로는 유희열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정형돈은 “라디오 방송을 하는 유희열이 정말 섹시한 것 같다”며 “배우 브래드피트 같다”고 농담 섞인 칭찬을 했다. 이어 “유희열의 라디오 컴백을 UN 반기문 사무총장님도 주목 하고 있다”며 책임질 수 없는 농담을 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형돈의 진가는 2부에서 펼쳐졌던 ‘라디오극장-감성진료소’에서 드러났다. 이 코너에서 정형돈은 할아버지부터 젊은 아들, 며느리, 7살 손자, 2개월 된 손자 등 다양한 목소리 연기를 보여주며 KBS 2TV ‘개그콘서트’ 때문에 갈고 닦은 콩트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정형돈은 유희열에게 ‘여우사이’가 정규편성이 되면 40분 동안 정극으로 라디오 드라마 연기를 해보자고 제안 하며 라디오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형돈은 라디오에서 더 친절하고 훈훈한 사람의 면모도 드러냈다. 정형돈은 42일간 남미 여행을 떠난다는 청취자의 사연을 보고 “한국 사회는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자기 자신한테 관대해지고 선물도 많이 해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청취자들에게 작은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정형돈은 “목표 한 바를 이뤘다면 바로 다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여운을 누리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바쁘게 살아가는 청취자들에게 여유를 가지는 조언을 했다.
정형돈은 라디오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정형돈은 “감히 라디오 DJ를 꿈꿔본 적이 없다. 라디오 DJ가 힘들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들었다. 영혼까지 전달되지 않으면 청취자들이 바로 안다고 하더라. 진심을 전달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라디오 DJ를 엄두도 내지 않았다”라고 라디오 DJ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본에 마지막 멘트를 하고라고 적혀있는데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며 “매주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여우사이’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정형돈은 성공적인 라디오 데뷔와 더불어 '여우사이'에서 유희열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정형돈의 바람처럼 매주 ‘여우사이’를 통해 이 환상적인 콤비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ps2014@osen.co.kr
KBS 제공 (위), V앱 화면 캡처(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