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표정 연기와 유쾌한 입담, 감쪽같은 트릭과 능청스러움으로 코믹마술쇼의 새 장을 연 이은결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예능계의 대세남으로 떠올랐다. 출연하는 방송마다 물오른 예능감으로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한 그는 지난 18일에 방송된 MBC ‘세바퀴’에서도 프로 방송인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쇼맨십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바퀴’의 오프닝을 마술로 화려하게 장식한 이은결은 날 때부터 무대에 서는 것이 자연스럽고, 천재적인 재능으로 세계적인 일루셔니스트라는 자리에 올랐다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지독한 노력파이자 완벽주의자였다. '뮤지션 VS 매지션‘이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이은결은 저마다 타고난 천재, 환경, 능력을 내세우는 출연진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 그는 “무언가를 할 때 노력을 안 하면 내가 부끄럽고 박수 받는 게 어색하다”며 진짜 열심히 노력했을 때만이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고 겸손해했다.
이어진 토크에서도 이은결의 의외의 면은 또 한 번 드러났다. 어릴 시절, 코미디언을 꿈꾸며 신동엽을 롤 모델로 삼기도 했었다는 그는 과거 신동엽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신동엽을 너무 좋아함에도 그 당시 워낙 소심했던 나머지 인사를 하지 못했고, 인사할 타이밍마저 끝내 놓쳐버렸다는 이은결의 고백은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능청스럽고 때로는 뻔뻔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서는 현재의 모습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과거였다.
이런 그의 모습은 영상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과거 ‘기인열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술을 선보인 그는 1등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승이 발표되고 꽃가루가 터지자 어깨를 움찔하며 멍한 표정으로 상을 받는 이은결의 어리바리한 모습에 모두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날 이은결은 어김없이 자신의 특기인 마술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동엽의 요청으로 어른들을 위한 얇고 긴 19금 마술을 준비했다는 이은결은 카드를 꺼냈다. 화려한 손기술로 카드를 섞은 그는 이정의 손 위에 카드를 얹으며 아무 데서나 스톱이라고 외치라고 말했다.
이정은 이내 스톱을 외쳤고, 그가 고른 카드는 이은결을 제외하고 모두에게 공개됐다. 이정이 뽑은 카드는 스페이드 10이었고, 이은결 만이 이 사실을 모른 채 이정에게 카드를 섞게 했다. 이정은 카드를 섞다 이를 바닥에 쏟았고, 이은결은 당황스러워했다. 이내 상의 주머니에 카드를 쏟아 부으며 이정이 고른 카드를 맞히기로 한 이은결의 주머니에서 나온 카드는 스페이드 3이었다. 천하의 이은결이 한 실수에 스튜디오는 일순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이은결의 트릭이었다. 결국 그는 상의 주머니에서 스페이드 10개가 그려진 얇고 긴 카드를 꺼냈고, 이은결의 속임수에 모두 넘어갔던 모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박수를 쳤다.
이어 이은결은 과거 의자 위의 어린이를 띄워야 하는 공중 부양 마술을 시도했지만 뭔가 문제가 생겨 아이가 떠오르지 않았던 실패담을 전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쳤고, “아이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들어 올려 서울 구경을 시켜줬다”며 공중 부양 마술을 실패하려던 순간에 순발력으로 대처한 일을 고백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마술뿐만 아니라 재치 있는 입담과 의외의 면모를 드러내며 프로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프로그램의 재미를 책임진 이은결. 그렇게 그는 또 한 번 요즘 예능계에서 핫한 대세남임을 확실히 증명해냈다.
한편 ‘세바퀴’는 반대의 삶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신개념 상극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이날 방송에는 ‘매지션 VS 뮤지션’을 주제로 MC 신동엽과 김구라, 온주완, 이예지, 김형석, 임창정, 이수영, 이은결, 하휘동, 홍진영, 이정, 조세호, 김재흥 등이 출연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세바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