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길미힐미’라는 별명까지 나왔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한 길미가 대중의 마음을 다중인격마냥 시시각각 바꿔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중. 그를 향한 시선은 기대감에서 충격과 실망감으로, 불안함에서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처절한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물론 경쟁 래퍼들도 이제는 응원에 나선 분위기다.
그럴만했다. 길미는 실력으로 인정받는 래퍼. 단단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듯한 음색이 독보적인데다가 가사를 맛깔나게 써내는 능력까지 갖췄다. 랩 뿐 만아니라 보컬도 수준 이상급인 완성형 뮤지션. 앞서 은지원과 함께 클로버를 결성, 대중에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음악성을 인정받아왔기에 그의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은 큰 기대를 모았던 바다.
그런데 첫 회 만에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추락했다. 자기소개 싸이퍼까지만해도 클래스를 입증하며 ‘역시나’ 하는 기대를 증폭시킨 바. 그런데 바로 이어진 첫 번째 원테이크 미션에서 가사 수차례 절며 실수를 연발했고, 의외의 모습으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길미는 길미다. 그의 저력은 지난 19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다시 입증됐다. 지난 미션의 위기를 딛고 일어나 리허설 테스트, 팀 배틀 미션을 빈틈없이 소화해내며 최종 1:1 배틀에까지 무난하게 오른 것. 프로듀서로 참여한 버벌진트는 “묵직한 힘이 좋았다”며 그의 무대를 극찬하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그가 마지막에 만난 상대는 트루디. 무서운 기세로 존재감을 알려가고 있는 그와의 1:1 배틀에서 길미는 힘없이 무너져버렸다. 트루디는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자신의 파트를 마쳤지만, 길미는 또 한 번 가사를 절었고, 아예 페이스를 놓쳐 한소절도 제대로 랩을 이어가지 못했다. 허망하게 비트만 흘러나왔고,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는데, 길미는 제안을 했다. 배틀과는 별개로 다시 한 번 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는 “랩 하러 왔는데 입도 모 떼고 가는 건 진짜 병X 같잖아요”라며 다시 마이크를 잡았고, 새로운 비트가 흘러나왔다. ‘뭔가 있구나’라는 기대는 또 다시 무너졌다. 이번에도 가사를 놓친 것. 결국 트루디가 배틀에서 승리했고, 치타, 버벌진트와 함께 3번 트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후 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길미를 응원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맏언니임에도 동생들 앞에서 처절할 정도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에 래퍼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박수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그가 써온 가사도 훌륭했고, 평상시의 실력을 알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주는 안타까움이 더욱 컸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다시 길미에 대한 시선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길미가 다음 미션에서는 더욱 각성한 모습으로 등장하길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joonamana@osen.co.kr '언프리티 랩스타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