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자랑스럽다 내 가수"..6시간의 감동 '빠데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20 07: 53

'당신 팬인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냥 미쳤다. 아름답게. 팬들의 '자랑스럽다 내 가수'란 반응이 이어졌다. 이승환도 팬들도 서로에게 강한 '부심'을 느낄 만 한 공연이었다.
이승환은 19일 오후 4시부터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빠데이-26년' 콘서트를 진행했다. 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64여개의 곡을 소화했다. 해당 공연은 네이버 V앱을 통해 공연 전체가 생중계 됐다. 공연은 기록적으로 37만여뷰가 넘었다.

'공연의 신'이라 불리지만 1966년생으로 알려진 이승환이 과연 공연을 마지막까지 잘 진행할 수 있을까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실제로 이승환은 공연 시작에서 "가수 고령화에 따른 관객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5시간 40분을 뛰어넘는 6시간 공연에 도전한다"라고 말해 관객석을 폭소케 했던 바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되지만 무모한 만큼 값지리라 믿는다"고 덧붙이며 이 공연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려는 기우였다. 이승환은 마지막까지 펄펄 날았고 공연장에 간 팬들이나 실시간 시청을 하는 네티즌은 귀를 제대로 호강했다. 사실 가수나 팬이나 체력이 문제가 아닌 듯 했다. 이 공연은 뭔가 신비한 구석이 있다. 이승환과 관객들이 서로 기를 주고 받아 이어가는 공연의 느낌이었다. 
이승환의 콘서트가 이렇게 길 수 있는 이유는 레파토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승환의 많고도 주옥같은 히트곡들은 일일히 다 나열하기 조차 어렵다. 오프닝곡 '좋은 날'이 울려퍼진 후 '체념을 위한 미련', '이 노래', '너를 향한 마음', '첫 날의 약속', '세 가지 소원', '크리스마스에는',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덩크슛', '제리제리 고고', '세월이 가면', '울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 '천일동안', '다만', '내가 바라는 나', '가족' 등이 연이어 관객들의 마음을 간지럽게 했다.
대표곡 '천일동안' 열창을 마친 후 이승환은 이 노래를 통해 요즘 어린 사람들도 자신을 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몰라 스스로 사라진 듯한 느낌도 든다고. 하지만 이는 그의 겸손의 표현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싶다.
1부에 33곡을 마치고 인터미션을 가졌다. 중간 30분 정도의 식사 시간이 있었는데, 드림팩토리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 1200인 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이 시간은 공연 기록 측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부는 이승환이 자신의 음악의 뿌리라고 설명한 록스타일로 꾸며졌다. '루머'로 시작해 Fall to fly', '물어본다', '어른이 아니네', 'iife is ironic', '그 한 사람', '내 맘이 안그래', '내게'(록 버전 편곡), '세상에 뿌려진 사랑 만큼'(록 버전 편곡), '퀴즈쇼', 'A/S', '하찮은 사랑', '멋있게 사는거야', '흡혈귀', '착한 내 친구', '리와인드', '그냥 그런 이야기'(록 버전 편곡), '슈퍼히어로', '그대가 그대를'(록 버전 편곡), '붉은 낙타', '단독전쟁', 'Warning',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개미 혁명', '이별 기술자' 등이 울려퍼졌다.
1에서는 래퍼 MC 메타, 2부에서는 힙합그룹 45RPM이 게스트로 등장하긴 했지만 피처링 정도였기에 이승환이 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단독 정주행 공연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공연 후반부 팬들은 '무적 이승환 드림팩토리'를 소리 높여 외치며 이승환을 무대로 다시 소환했는데, 오랜시간 이어져 온 이런 가수와 팬의 소통이 일면 뭉클함으로 다가왔다. 서로 말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않아도 '오래 봐요, 우리'란 언어가 공기에 퍼졌다. 
엔딩은 언제나처럼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였다. 이승환의 컨디션에 대해 걱정하는 팬들은 그의 넘치는 에너지에 안심했다.  이승환은 "이 곡을 불러야 성대가 찢어졌다고 한다"라고 농담조로 말했지만 그의 성대는 끝까지 10대였다.  
격한 감동의 반응이 이어졌다. '우리에게 여전히 이승환이 있다'란 걸 여실히 보여준 공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타이틀은 '빠데이'였지만 '빠'가 아니어도 충분히 존경스러운 무대들이었다. 줄 수 있는 건 하트밖에 없어 미안했다. / nyc@osen.co.kr
V앱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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