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데이', 이승환도 팬들도 전설 급..'6시간 정주행 공연'[종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19 22: 54

 이승환도 팬들도 대단했다.
가수 이승환이 6시간이 넘는 공연을 펼쳤다. 본인의 종전 최장시간 공연기록인 5시간 40분을 경신한 기록이다. 
이승환은 19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열리는 '빠데이-26년' 콘서트 시작을 알렸다. 무려 6시간 동안 64곡을 소화했다. 해당 공연은 네이버 V앱을 통해 6시간 동안 공연 전체가 생중계 됐다. 공연은 37만여뷰가 넘었다. 기록적인 수치다.

이승환은 공연 시작에서 "가수 고령화에 따른 관객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5시간 40분을 뛰어넘는 6시간 공연에 도전한다"라고 말해 관객석을 폭소케 했다. 하지만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되지만 무모한 만큼 값지리라 믿는다"고 이 공연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뭐든 오래하면 되지 않나. 저는 그 진리를 믿는다"라고 덧붙이며 많은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또 이승환은 타이틀처럼 이번 콘서트는 '빠'들을 위한 공연이라며 "분명 친구따라 오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 관객들이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는 말을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것은 기우였다. 공연장에 간 팬들이나 이를 시청하는 네티즌 모두 공연에 압도돼 열광하는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이승환의 많고도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채워졌다. 감미로운 '좋은 날'로 오프닝을 연 후 '체념을 위한 미련', '이 노래', '너를 향한 마음', '첫 날의 약속', '세 가지 소원', '크리스마스에는', '한 사람을 위한 마음', '덩크슛', '제리제리 고고', '세월이 가면', '울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 '천일동안', '다만', '내가 바라는 나', '가족' 등을 연이어 불렀다.
대표곡 '천일동안' 열창을 마친 후 이승환은 "'천일동안'은 20여년 동안 내 생계를 책임져 준 노래"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노래를 소개했다. 이어 "내가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어린 친구들은 날 잘 모르는데 이 노래로 아는 분들이 있다. 난 90년대 책받침이나 공책에 나왔던 사람이라 방송활동을 안 하고 공연만 하니 사라진 듯한 느끼도 든다. 그런 분들은 '천일 동안'만 기억하시는 것 같다. 못내 아쉽지 않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사실 난 내 음악의 뿌리가 록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록페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고맙다. 많은 분들이 '이승환은 1, 2집이 제일 좋았어'라고 하시는데 사실 많이 부끄러다. 개인적으로 듣지도 않고 집에 한 장씩 밖에 없다"라는 가수로서의 본인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1부에 33곡을 마치고 인터미션을 가졌다. 긴 공연시간으로 인해 중간 20분 식사 시간도 있었는데, 드림팩토리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 1200인 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이 시간은 공연 기록 측정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루머'로 시작된 2부는 이승환이 자신의 음악색 '뿌리'로 언급한 록스타일이었다. 'Fall to fly', '물어본다', '어른이 아니네', 'iife is ironic', '그 한 사람', '내 맘이 안그래', '내게'(록 버전 편곡), '세상에 뿌려진 사랑 만큼'(록 버전 편곡), '퀴즈쇼', 'A/S', '하찮은 사랑', '멋있게 사는거야', '흡혈귀', '착한 내 친구', '리와인드', '그냥 그런 이야기'(록 버전 편곡), '슈퍼히어로', '그대가 그대를'(록 버전 편곡), '붉은 낙타', '단독전쟁', 'Warning',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개미 혁명', '이별 기술자' 등이 이어졌다. 하트는 쏟아졌고 에너지는 넘쳐흘렀다.
노래 중간 "19금 가사가 있는데 지금 방송이 함께 나가는 것이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가사를 자체 묵음을 하기도 해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리와인드'에서는 팬들과 함께 하나된 무대로 장관을 이뤘다. 1부에서는 래퍼 MC 메타, 2부에서는 힙합그룹 45RPM이 게스트로 등장해 이승환과 합을 맞춰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 후반부에는  관객들의 함성이 90데시벨 이상 1분간 지속되면 다음 앵콜로 이어지는 '무한 앵콜 관객 함성 데시벨' 시스템이 운영됐다. 팬들은 '무적 이승환 드림팩토리'를 소리 높여 외치며 이승환을 무대로 다시 소환했다.
엔딩은 언제나처럼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로 장식됐다. 이승환은 "이 곡을 불러야 성대가 찢어졌다고 한다"라며 마지막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이승환과 팬들이 함께 부르는 '너만을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너만이 필요해 그게 너란 말야. 너만의 나이길 우리만의 약속. 그 약속을 지켜 줄 내 사랑'이 온 공연장 가득 울려퍼졌다.
이승환은 '빠데이-26년'을 위해 총 64곡을 연습했다. 이 숫자는 일반 가수들의 공연에 4배 정도가 된다. 이승환과 밴드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 주기 위해 한 달간 '빠데이' 공연 연습에 매진해 왔다는 전언이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팬들이 이승환의 컨디션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불가능에 가까운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이승환은 공연 중간 "다신 이런 도전 안 할 것"이라며 힘듦을 토로하면서도 팬들의 실망하는 반응을 접하자 "(말은 이렇게 해도)분명 몸이 근질근질 할 것이다"라고 말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사실 이승환은 공연이 마칠 때까지 목도 전혀 쉬지 않았을 뿐 아니라 힘든 기색도 없었다. 그의 성대는 끝까지 10대였다. / nyc@osen.co.kr
V앱 영상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