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 뻔한 고민 해결 프로그램이라는 오해를 벗고, 가족 간의 고민을 들어주는 소통 창구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19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모델의 꿈을 반대하고 울릉도만 고집하는 엄마가 고민이라는 아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사연이 아닌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연으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180cm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등장한 아들은 ‘울릉도 1호 모델’이라는 야심찬 꿈을 밝혔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 울릉도는 너무 좁은 곳이라는 것. 그는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워킹을 연습했고, 울릉도의 아름다운 절경을 배경 삼아 프로필 사진을 찍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자고 있는 엄마 몰래 포항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 모델 학원을 찾는 등의 패기 넘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행동을 마냥 밉게 볼 수만은 없었던 이유는 자신의 꿈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해맑은 도전정신이 느껴졌기 때문.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모델 학원에서 수업을 받은 아들은 "학원생들이 걷는 걸 보는데 가슴이 너무 설렜다. '나도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은 이와 달랐다. 아빠 없이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엄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된 일을 하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 부모니까 해주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집안 사정 때문에 아들에게 꿈을 포기하라고 말해야 하는 엄마의 심정 또한 답답했다.
두 사람의 입장을 모두 들은 스튜디오는 금세 눈물로 바다를 이뤘다. ‘동상이몽’은 매회 사연에 따라 패널들을 바뀌는 포맷으로 진행되는데, 이날은 이들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 윤손하, 홍진경, 신보라가 출연해 공감을 높였다. 특히 윤손하와 홍진경은 불우했던 어릴 적 가정환경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지켜보던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결국 이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한 번 더 헤아릴 수 있었던 두 사람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엄마는 아들의 꿈을 이뤄주려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아들 또한 스무살까지는 참아보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처럼 ‘동상이몽’은 즉각적인 고민해결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지 않는다. 가족 간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패널들과 공감하고 공유하며, 이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것을 방식으로 여타 고민 해결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두고 있는 것. 회가 거듭날수록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동상이몽’이 앞으로는 또 어떤 소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동상이몽'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