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와 넓은 어깨, 살짝 처진 동그란 눈망울과 부드러운 입매로 ‘키우고 싶은 대형견’이라는 전매특허 매력으로 그동안 출연해왔던 작품에서 여심을 사로 잡아왔던 배우 이상윤. 이번에는 대형견 같은 용모에 ‘츤데레’ 성격이 더해졌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틱틱 거리면서도 극중에서 최지우를 따뜻하게 챙기는 이상윤의 모습에 여심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도 그런 그의 매력은 한껏 발산됐다.
이상윤이 연기하는 차현석은 하노라(최지우 분)를 첫 사랑으로 간직하고 있는 노라의 고교동창. 하지만 노라는 19살에 혼전 임신으로 김우철(최원영 분)과 결혼한 후 홀연히 현석의 곁을 떠났다. 현석은 이런 노라에게 상처 받고 미워하면서도 그를 잊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라를 캠퍼스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현석은 오랜만에 재회한 첫 사랑 앞에서 차가운 모습을 보였지만 노라가 시한부 인생이라고 오해하고 노라의 수첩에 적혀있던 버킷 리스트 실행을 도우며 다정히 챙겼다. 하지만 이내 노라가 시한부 인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현석은 노라의 핸드폰을 숨기고 안 돌려주는 등 유치한 복수로 그를 괴롭혔다.
마치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을 일부러 괴롭히는 것처럼 심술을 부리던 현석은 그러면서도 노라를 살뜰히 챙겼다. 현석은 떡볶이를 노라에게 퉁명스럽게 건네며 “먹고 버리든 그냥 버리든. 근데 버리면 후회할 거다”라고 말했고, 이에 노라는 현석의 속을 모르겠다며 아리송해했다. 하지만 떡볶이를 입에 넣은 순간, 노라는 이것이 예전 할머니 가게의 떡볶이 맛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노라가 할머니 떡볶이를 그리워하고 있단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던 현석이 노라의 할머니 비법을 전수받아 장사를 하고 있는 고교 동창의 떡볶이를 선물한 것. 이에 노라는 떡볶이를 어디서 샀는지 가르쳐 달라고 졸랐지만 현석은 끝내 답해주지 않았다.
또한 현석은 노라에게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노라가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를 다니기 위한 등록금을 벌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사실에 현석은 그를 찾아갔다. 현석은 편의점 사장 앞에서 “이 친구 여기 그만둘 거다. 인수인계 구할 때까지만 하라”며 노라를 챙겼다. 툴툴대기만 하던 현석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노라는 그 이유를 물었고, 현석은 “자꾸 생각나게 하면 내가 한 짓들 쪽팔려 죽겠으니까 거기까지 하라”며 “넌 알바 필요하고, 난 알바생 필요하고. 됐지?”라고 답했다. 결국 노라는 현석이 내민 손을 잡았고, 두 사람은 함께 일하게 됐다.
이어 현석은 노라의 버킷 리스트 실행을 또 한 번 도왔다. 축제에 참여해 주점에서 일하고 있던 노라에게 댄스 동아리 선배 나순남(노영학 분)이 찾아왔다. 그는 무대에 올라야 할 팀원 중 한 명이 발목 부상 때문에 결원이 생겨 노라에게 무대에 올라줄 것을 요청했다. 노라는 이를 거절했고, 현석은 “왜 안한다고 해. 너 무대에 서고 싶다고 써 놓았더만”이라고 말하며 무대에 오르기를 권했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노라에게 현석은 “나 보라고 춰주면 안 되냐”며 “양심 있으면 그동안 내가 너한테 해준 거 생각해라. 그거 하나 못 해주냐”고 졸랐고, 결국 노라는 현석의 격려에 힘입어 무대에 올라 꿈을 이뤘다.
이렇듯 노라의 곁을 지키며 도움을 주면서도 겉으로는 타박하듯 무뚝뚝한 말을 내뱉는 현석의 ‘츤데레‘ 매력은 이미 여심을 사로잡은 지 오래. 앞으로는 또 어떻게 노라를 들었다 놨다 하며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이어나가게 될지, 안방극장을 설레게 할 현석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한편 '두번째 스무살'은 19세에 애 엄마가 되어 살아온 지 20년째인 하노라가 15학번 새내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두번째 스무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