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모습까지 ‘국민 예능’ 답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앞서 굵직한 특집 ‘영동 고속도로 가요제’와 ‘배달의 무도’를 거친 뒤 무리하는 모습 없이 무난한 특집을 꾸몄다. 제작진이 거창한 기획 없이 하루를 1만 원으로 사는 미션을 그린 것. 종전의 프로그램 '만원의 행복'을 떠올리게 했지만, 하지만 친근한 ‘무도’ 멤버들이 수행하는 미션들은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었다. ‘바꾸기 찬스’를 통한 마지막 반전까지 선사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는 '생활계획표' 특집이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이어 '배달의 무도'까지 연이은 큰 특집으로 지친 멤버들을 위해 각자가 원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멤버들이 6개월 전 미리 작성했던 생활 계획표가 공개됐고, 멤버들은 다양한 계획과 목표를 이뤄나가기 위해 나섰다.
이날 미션 시작에 앞서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경비를 모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거짓이었다. 모두에게 같은 금액이 지급된 것. 금액도 1만원으로 하루를 생활하기에는 부족했다. 해당 금액을 모두 다 쓰면 멤버들 전원이 숙소로 복귀해야하는 룰이었다.
멤버들은 아침식사부터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며 서로의 음식을 나눠먹기까지 했다. 이에 하하는 "이거 배고픈 특집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장 편하게 이날 방송을 즐긴 것은 정형돈이었다. 그는 당시 휴식과 명상으로 시간표를 채웠고 호텔에 누워서 하루를 보냈다. 일정을 비슷하게 짠 유재석과 정준하, 하하는 함께 움직였다. 이들은 배고픔에 음식을 가지고 다투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뭉쳐 살아남았다.
박명수는 아웃렛 쇼핑을 하기 위해 4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여주까지 이동했다. 결국 교통비로 비용을 다 쓴 박명수는 수중에 200원을 들고 쇼핑을 하게 됐다. 광희는 브런치를 즐겨야하는 타이밍에 찬스를 써서 홍진경을 불러냈고, 그가 엄정화를 호출해 밥을 얻어먹었다. 하지만 한 입만 먹어야하는 '한 입 찬스'였고, 그는 최대한 많이 먹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가 마지막 200원을 사탕을 먹는데 쓰면서 잔액이 0원이 됐고 멤버들이 모두 소집됐다. 이들은 '바꾸기 찬스'를 두고 게임을 했고, 배드민턴 내기로 정준하에게 남은 돈을 모두 뺏기며 잔액이 -200원밖에 남지 않았던 유재석은 최고액을 남긴 정준하와 금액을 바꿔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은 분명히 숨고르기였다. 앞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와 ‘배달의 무도’에서 대장정을 펼쳐왔던 ‘무한도전’이기에 이처럼 쉬어가는(?) 기획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내용과 재미만큼은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랜만에 멤버들의 진한 짠내 나고 ‘무한도전’스러운 방을 마쳤다. / joonamana@osen.co.kr
[사진]'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