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와 나영석, 나영석과 김태호. 두 명의 스타 PD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이자, 한국 방송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연출자다. 단 한 번도 동시간대에 경쟁을 한 적은 없지만, 스타 예능 PD를 꼽을 때,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독보적인 두 명이다. 한국 예능의 소중한 대들보인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면, 어딘지 비슷한 구석이 많다.
김태호 PD는 1975년 충청남도 대천 출생,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던 김 PD는 TV를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옷 잘 입는 연출자인 그는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MBC 입사 당시 노란 머리에 피어싱까지 하고 면접을 본 전설의 주인공이다. 못 생기면 일 잘한다는 당시 면접관들의 웃지못할 판단 덕에 김 PD는 들어가기 쉽지 않은 MBC 문턱을 넘었다.
2001년 1월 입사, 15년차 PD다. 조연출 당시 ‘섹션TV 연예통신’과 ‘느낌표’, ‘일밤-러브하우스’ 등을 거쳤다. 조연출 때부터 제작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을 한 ‘무한도전’의 전신인 ‘강력추천 토요일-무모한 도전’은 ‘무리한 도전’, ‘무한도전-퀴즈의 달인’을 거치면서 폐지 기로에 놓여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했던 권석 PD(현재 예능 부국장)가 ‘일밤’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 PD는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 없이 떠안게 됐다. 그때가 2005년 12월이었다. 김태호 PD는 올해 열린 제 42회 한국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나영석 PD는 1976년 충북 청주 출생,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출신이다. 만화책과 비디오는 좋아했지만, PD에 대한 관심은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 최재형 KBS PD와 대학 시절 연극반에서 활동했다. 대본 공모의 문을 두드렸으나, 낙방 후 영화사에 입사했지만 망하면서 퇴사했다. 2011년 KBS에 입사, ‘출발드림팀’,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에서 조연출을 했다.
이후 ‘해피선데이-여걸 파이브’, ‘해피선데이-여걸식스’, ‘1박 2일’을 거쳤다. 2013년 1월, 입사한지 12년 만에 KBS를 퇴사, CJ E&M으로 이적했다. tvN 예능프로그램이 지상파 영향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 ‘꽃보다’ 시리즈를 성공시켰다. ‘삼시세끼 정선편’, ‘삼시세끼 어촌편’ 등 ‘삼시세끼’ 시리즈에 이어 웹 예능인 ‘신서유기’까지 인기 프로그램 대열에 올려놨다. 나영석 PD는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