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최나영 기자]음원에 관해서는 당할 자가 없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2015년에도 국내외 음원시장 최강자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YG 소속 뮤지션들은 오래전부터 가요프로 출연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음원과 콘서트, 그리고 인터넷 생방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런 YG의 부심이야말로 음원 씹어먹기에서 나오는 게 당연하다.
YG 신인그룹 아이콘은 20일 오전 현재 데뷔곡 '취향저격'으로 6일째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아이돌의 아이콘이자 롱런의 아이콘'으로 위상을 세운 것이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힙합 청춘들이 '무한도전' '쇼미더머니' 등 인기 예능 속 막강 팬덤의 음원들을 뚫은 기백도 대단했다. 정상급 가수들조차 '무도'와 '쇼머니' 음원 공세에 눌려 음원차트 톱 10 진입을 못한 게 현실이었기 때문.
‘취향저격’의 이같은 성과는 아이콘이 신인그룹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발표한 '워밍업' 싱글이라는 점, 아직 뮤직비디오 외에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아이콘 마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줄은 가요 관계자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YG가 지누션-빅뱅-싸이 등 기존의 간판 톱스타들로 득세할 줄은 알았지만 아이콘이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는 상상불가였다.
올해 YG 라인업의 포문을 열었던 지누션은 지난 4월 11년 만에 신곡 '한번 더 말해줘'를 공개한 이후 각종 차트 1위를 달성,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던 바다.
이어 그룹 빅뱅의 장기 컴백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지난 5월부터 'MADE' 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빅뱅은 매월 신곡을 발표, 차트 올킬과 롱런을 기록해오고 있다. '루저(LOSER)', '베베(BAE BAE)', '뱅뱅뱅(BANG BANG BANG)',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이프 유(IF YOU)', '맨정신',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쩔어'가 지금까지 발표됐던 노래들이다. 전혀 다른 장르와 색깔을 지닌 이 곡들은 음원차트에서 올킬 화력과 롱런 뒷심을 함께 보였다.
그룹 위너 송민호의 활약도 굵직했다. 엠넷 '쇼미더머니4'의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음원 면에서는 그가 승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민호가 지코-팔로알토 팀으로 참여한 우아한 음원 '거북선(Feat. 팔로알토)', 미처 말하지 못했던, 하지만 말하고 싶었던 자신의 얘기를 담담하게 들려준 '겁'(Feat. 태양), 록커같은 폭발적인 무대 매너를 보여줬던 '머니플로우'(Feat. 지코),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형제같은 음악적 동료 지코와의 재치있는 호흡이 돋보였던 '오키도키' 등은 '쇼미더머니4' 음원 인기의 주역이었다.
'쇼미더머니4'와 함께 예능 음원의 힘을 보여준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에서도 YG는 차트 위 위너였다.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음원은 순식간에 음원차트를 독식했는데 황광희(제국의아이들)-태양-지드래곤이 결성한 황태지의 '맙소사'는 그 중에서도 큰 인기곡이었다. 이 노래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테디와 지드래곤이 함께 만든 힙합 댄스곡으로 중독적이며 듣는 이들을 들썩이게 하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런가하면 타블로는 사색적인 랩을 담은 조이배드애스와의 콜라보레이션 곡 '후드'로 차트에서 깜짝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식 컴백으로 따지면 8월은 사실 YG에게 숨고르기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8월은 YG음원들이 가장 돋보인 달이었다. '가수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푸념이 나올만한 가요계였음에도 10위궈 내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곡이 6곡이나 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뜨거운 8월을 지나 9월은 그야말로 YG의 회심의 달이다. 데뷔 전부터 강력한 팬덤을 지닌 아이콘이 15일 데뷔, 선공개곡 '취향저격'으로 음원차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팬덤을 넘어 대중을 아우른 모습으로 파괴력은 이미 신인급이 아니다. 앞으로 연이어 등장할 컴백 주자들이 이런 YG의 음원 부심에 더욱 불을 지필 전망이다.
방송의 무서운 영향력이 큰 몫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중성에 예술성을 가미한 것이 아닌, 예술성에 대중성을 더한 YG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음악적 스타일이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이란 분석이다. YG가 대형기획사임에도 힙합에 뿌리를 둔 회사이기에 가능한 활약이기도 하다. 여기에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까지 설립하며 회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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