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애인’ 김현주, 뻔한 기억상실 씹어먹는 원맨쇼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20 10: 20

‘애인있어요’ 김현주가 사고로 인해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본격 스토리 전개를 예고했다. 그간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사용됐던 기억상실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것. 하지만 뻔하디 뻔한 소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애인있어요’에는 존재한다. 바로 김현주의 어마무시한 연기 내공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9회에서 도해강(김현주 분)은 남편 최진언(지진희 분)과 이혼을 하게 됐다. 자신과 이혼하기 위해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 최만호(독고영재 분) 앞에 무릎을 꿇고 회사로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남편에 크나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진 해강은 스스로 이혼 서류에 지장을 찍고는 집을 나와 차 안에서 홀로 오열했다.

돌아선 남편을 향해 경적을 울리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엔 사랑을 잃은 여자의 처연한 슬픔만 가득했다. 아프고 슬프면 오히려 더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던 해강이었기에, 그의 눈물은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김현주의 빛나는 연기 내공이 더해져 더욱 가슴 시린 장면을 완성해냈다.
이날 방송은 더더욱 김현주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이제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진언을 그리워하는 모습부터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강설리(박한별 분)에게 살벌하게 직언을 하는 모습,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까지, 김현주는 한 회에서 다양한 감정을 폭발시키며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1인 2역으로 극과 극의 성격을 지닌 쌍둥이 자매 해강과 용기를 완벽하게 분리해 연기하고 있는 김현주는 방송 말미 서서히 백석과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동화되어 가는 해강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앞으로 다시 한 번 더 달라질 해강의 스토리를 기대케 만들었다.
방송 말미 공개된 다음 회 예고에서 김현주는 밝고 쾌활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또 다른 해강을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는 갑질하는 냉철 변호사가 아닌 억울한 일을 당한 약자들 편에 서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정의의 인물로 변신한 것. 거의 1인 3역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김현주에 시청자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 덕분인지, 시청률 역시 소폭 상승했다. 흔하디 흔한 기억상실 소재도 뻔하지 않게 연기해내는 김현주의 활약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전망. 잃어버린 사랑 앞에 아픔의 시간을 보냈던 해강이 백석의 무한 사랑으로 치유 받을 수 있을지, 또 돌아온 진언은 해강에게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김현주 지진희 이규한의 긴장감 넘치는 삼각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과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parkjy@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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