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웃음 중심에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형식을 가장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이승기가 있다. 원래 거침이 없었던 은지원은 다르지 않았지만 이승기는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 재밌는 독설을 곁들어가며 오랜 만에 뭉친 형들과의 즐거운 여행을 이끌고 있다.
이승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공개되고 있는 ‘신서유기’를 통해 중국 서안 여행을 하고 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원조 멤버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모인 만큼 이들이 서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게임도 벌이고 맛 탐방을 하는 과정은 정감이 넘친다.
특히 나영석 PD와 멤버들은 음식 하나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데 여기에서 워낙 바른 사나이 이미지가 강한 이승기의 독한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이승기는 ‘1박 2일’ 때도 나 PD와의 대립각을 세우는데 선봉에 있었고 ‘꽃보다 누나’에서도 용돈을 가지고 티격태격 입씨름을 했다.
이승기는 ‘1박 2일’과 SBS ‘강심장’, 그리고 tvN ‘꽃보다 누나’를 거치면서 소탈하면서도 다소 허당기 있는 매력으로 대중과의 친근감을 쌓아왔다. 아들 삼고 싶은 연예인 순위에서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했다. 자연스러운 진행에 재치 있는 입담까지 더해지며 가수, 배우 뿐 아니라 예능인으로서도 맹활약을 했다. 다른 멤버들이 ‘1박 2일’ 하차 이후 침체기를 겪는 동안에도 이승기는 자신의 정점을 매번 갈아치웠다. 그래서 나 PD는 첫 방송에서 다소 부족한 멤버들과 함께 묶어서 프로그램을 하게 만든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오른 예능감은 ‘신서유기’에서도 빛나고 있다. 도박 물의를 일으킨 이수근에 대해 ‘상암동 배팅남’이라고 작명을 하고, 여행 첫 날 어색해 하는 강호동에게 모두 내려놓으라고 조언을 했다. 또한 그는 “사주를 보고 왔는데 내년에 잘 된다고 하더라”며 “내년에 군대를 가야한다고 하니 군대를 미루라기에 내년에는 어디든 가야한다고 말했다. 교도소에 가거나 군대를 가거나 해야한다”고 거침 없는 농담을 했다. 강호동이 존경의 뜻을 표할 정도로 수위가 강한 농담이었다. 또한 강호동이 음식을 걸고 하는 퀴즈를 잘 풀지 못하자 그의 멱살을 잡고 여의봉을 흔들면서 분노하는 상황극을 펼쳐 재미를 선사했다.
이 같은 이승기의 용인할 수 있는 재밌는 독설은 리얼 예능에서 솔직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더욱이 데뷔 후 활동을 쉬지 않고 이어온 까닭에 예능 흐름도 잘 파악하고 있어 가능한 농담이다. 수위가 높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게 줄타기를 현명하게 하는 이승기의 보이지 않는 조절이 있기에 가능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언제나 성실하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예능에서 재미를 위한 농담이 곧이곧대로 시청자들에게 즐겁게 다가가는 ‘이승기 효과’도 무시하지 못하는 요소다.
다른 형들이 주저할 수밖에 없는, 다소 조심할 수밖에 없는 여건 속에서 이승기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그가 없었더라면 ‘신서유기’의 친근한 흥미가 높지 않았으리라는 추측이 들 정도다. 은지원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도 이승기의 정제돼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농담과 조화를 이루며 수위가 낮게 희석돼 시청자들을 기분 좋게 웃기고 있다. 4명의 스타들의 좌충우돌 유랑기를 다루는 ‘신서유기’의 재미 중심에는 이승기가 있다. / jmpyo@osen.co.kr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tvN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