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반 심하게 친해서 의아했던 김미숙과 이상우. 모자지간이라고 하기에는 그 친밀도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고, 아들 이상우의 위치를 확인하는 김미숙. 이상우가 심한 '마마보이' 같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에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KBS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는 매일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마음으로는 서로를 끔찍이 생각하는 모녀 산옥(고두심)과 진애(유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0일 방송에서는 진애와 훈재(이상우)가 영선(김미숙)의 지하실을 공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애는 영선의 지하실 공사를 훈재에게 맡기고, 훈재는 영선이 어머니라는 사실을 숨긴 채 공사를 하러 간다.
그런데 갑자기 지하실 문이 잠기면서 두 사람은 지하실에 갇힌다. 그때부터 안색이 변하는 훈재. 식은땀까지 흘리며 안절부절했다. 진애는 훈재의 이상을 눈치채고 “우리 즐거웠던 것만 생각하자”고 일부러 웃겼던 상황들을 말한다. 하지만 훈재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훈재는 진애를 안으며 위안을 얻고자 했다. 진애는 훈재를 안아주고 휘파람을 불러주며 훈재를 안정시켰다.
훈재는 “어렸을 때 유괴를 당했다. 어떤 사람집의 지하실에 갇혀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갇히면 그때 생각이 난다”고 어두운 과거사를 밝혔다. 진애는 “엄마가 많이 걱정하셨겠다”고 말했다.
영선과 훈재가 홀어머니에 외동아들이라 서로 그렇게 살뜰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사실 어두운 과거 때문에 서로를 챙길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영선은 훈재가 지하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고, 그가 어디에 가든 그렇게 궁금해 했다. 이날 방송은 그동안 과하게 생각했던 두 사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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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해요 엄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