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런닝맨’, 게스트만 없었더라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21 16: 29

‘런닝맨’이 게스트를 병풍 만들었다는 오명을 쓰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개리의 새 앨범 홍보를 위해 계획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그렇다면 만약 게스트 없이 ‘런닝맨’ 멤버들끼리 이 ‘개리트루쇼2’를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는 슈퍼주니어 규현, 원더걸스 예은, 존박, 방탄소년단 랩몬스터가 출연해 무인도 서바이벌을 펼쳤다. 연예계 대표 브레인으로 손꼽히는 이들 넷은 오프닝부터 놀라운 학력과 성적, 아이큐를 자랑하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가 무인도로 향한 뒤 미션을 진행하면서 게스트들의 분량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개리였기 때문.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이름표를 완성해 섬을 탈출하라는 미션을 부여했다. 미션에 실패한 멤버들은 야영을 한 뒤 다음 날 새벽 배를 타야 했다. 하지만 진짜 미션은 따로 있었다. 바로 4년 전인 2011년 9월 추석특집으로 진행됐던 ‘트루개리쇼’의 귀환이었던 것. 제작진은 유재석과 김종국에게 “개리 몰래 모든 멤버들이 섬 반대편 휴양지에 모이면 미션 성공이며, 두 사람이 직접 멤버들에게 비밀을 전파해라”고 전했다.

사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트루개리쇼’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리가 모든 이들의 집중 마크를 받는 주인공으로 부각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다음 날 앨범 마지막 녹음을 해야 하는 그가 미션 성공을 위해 전에 없던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은 또 다른 재미를 더했다. 4년 전 아이템이었던 ‘트루개리쇼’를 다시 계획한 제작진 역시 이런 의외의 재미를 예상했을 테다.
‘런닝맨’의 강점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터지는 반전에 있다. 이름표를 뜯기 위해 멤버들과 게스트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면서도 제작진은 적재적소에 반전 요소를 심어뒀고, 이는 곧 ‘런닝맨’ 안에서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공식을 완성하며 쫄깃한 긴장감을 형성하곤 했다. 이는 ‘트루개리쇼’도 마찬가지다. 멤버들간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심리전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안길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유연하지 못했던 게스트 활용법이 변수로 작용했다. 또 촘촘하지 못한 게임 진행과 허탈한 수준의 난이도가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재미 지수에 태클을 걸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만약 게스트를 초대하지 않고 ‘런닝맨’ 멤버들끼리 호흡을 맞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만 계속해서 남는다. /parkjy@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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