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화정' 김재원, 마지막 불꽃 태운 인조로 남다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09.22 07: 00

 배우 김재원이 '화정'에서 맡은 역할인 인조는 우유부단하고 힘이 없는 왕이었다. 카리스마 넘치고 주관 있는 광해나 소현세자에 비해 시청자들의 머릿속에서 강렬한 기억을 남기기 어려운 역할이다. 그럼에도 김재원은 죽음을 앞두고 반전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는 인조(김재원 분)가 봉림대군(이민호 분)에게 반대하는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죽음을 앞둔 연기를 하며 그들을 속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조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김자점(조민기 분)과 강주선(조성하 분)의 영향에서 벗어나서 소용조씨(김민서 분)의 아들인 아닌 봉림대군을 왕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반대하는 세력들이 봉림대군 대신 소용조씨의 아들을 왕으로 추대하려는 자리에 등장해서 “여기 모인 이 역당들을 모두 척결하겠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어명이다”라며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김재원은 ‘화정’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다. 김재원은 인조반정을 일으키며 왕좌를 차지할 때까지는 생기 있고 야심 있는 청년으로 극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악역을 맡았다. 왕위에 오르고 나서부터 삼전도의 치욕을 겪을 때까지 소용 조씨일파와 강주선에게 휘둘리는 유약한 왕인 인조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삼전도의 치욕을 겪을 때도 힘없고 무능한 왕으로서 처연한 표정 연기를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후에 인조는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다가 돌아온 소현세자(백성현 분)를 떠나보낸 뒤에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했다.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죽어가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왕으로서 면모를 드러내며 속 시원하게 일갈했다.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시원한 연기였다.

김재원은 MBC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과 멜로 호흡을 맞추며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는 명대사와 함께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에 김재원은 잘생긴 이목구비와 뽀얀 피부로 멜로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역을 독차지 해왔다. 특히 김재원은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청각 장애인인 차동주 역으로 황정음과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이번 ‘화정’에서 김재원은 차승원이 하차 한 뒤에 ‘화정’을 이끌며 확실하게 연기력을 검증 받았다.
김재원은 ‘화정’에서 인조역을 소화하며 마지막까지 임팩트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사극이라는 벽을 넘어선 김재원이 앞으로 어떤 연기로 우리 앞에 돌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화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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