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되고자 하는 욕심, 그 욕심이 만든 결벽증.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사랑받고 싶었던 한 사람의 진심에서 비롯됐다. 20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했던 농구계에서 받지 못한 사랑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받고 있다는 서장훈. 그는 방송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 행복하다고 진심을 밝히며 울컥했다.
21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는 농구계의 전설이자 초보 예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서장훈이 출연했다. 예능 대세답게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김제동과의 친분, 건물주로서의 소신, 이혼 이야기, 결벽증까지 작정하고 나온 사람처럼 자신의 모든 부분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오랜 시간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만나면 서로에게 맞춰가고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내가 그러질 못했다. 인내하지 못했다. 이혼은 내 잘못이 큰 것 같다”며 이혼의 이유를 담담히 밝혔고, “(오정연을) 멀리서 서로를 응원하겠다”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자신의 생활을 공개하며 자신이 얼마나 정리와 청결에 집착하는지도 밝혔다. 서장훈은 “결벽증이 생긴 건 강자가 되고부터다. 나는 농구를 하면서 전설이 되고 싶었다. 은퇴하는 날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생물학적으로 힘들어진다. 그래서 징크스 같은 것들에 집착했다. 운동화 끝조차도 항상 오른쪽부터 맺다”고 자신만의 룰을 만든 이유를 밝혔다.
이날 그의 진심은 마지막에 드러났다. 그는 “20년 동안 농구를 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나를 눌러야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런데 방송은 잠깐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울컥했다. 김제동은 “농구를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것도 사실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때문이 아니었나”라고 말했고, 서장훈은 “그동안 생각 못했는데 그런 것 같다. 최고가 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진심을 털어놨다.
코트에서 늘 화난 표정으로 경기를 하던 서장훈. 그는 농구를 하면서 한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에 누릴 여유가 없었던 그였다. 하지만 서장훈은 욕심없이 하고 있는 방송에서 ‘즐기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우연히 시작한 방송이었지만, 이 길이 그에게도, 또 그로 인해 즐거워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참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아주 오래오래 시청자들 옆에 있어주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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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