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의 이별에도, 어떤 시련에도 눈물 한 방울만 똑 떨어트리는 눈물 연기는 더 이상 없다. 콧물이 흐리고 얼굴이 뭉개져도 진짜 울어야, 망가져야 더 예쁜 진짜 눈물이 시청자들을 더 뭉클하게 만드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극본 문선희 유남경, 연출 이덕건 박만영) 11회에서는 오인영(다솜 분)이 차명석(류수영 분)과 이별하고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인영은 명석을 붙잡았지만, 명석은 인영의 앞날을 위해 결국 이별은 선택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인영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많은 스케줄과 영어 공부를 소화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명석은 인영의 팬클럽을 통해 종종 소식을 들었지만, 몇 번의 우연한 만남에도 쉽게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기 못했다.
결국 인영은 명석이 이하지(백옥담 분)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오해했고, 명석은 인영이 미국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전화로 고백했지만, 이 고백은 인영에게 닿지 못했다.
엇갈린 명석과 인영의 러브라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다솜의 눈물 연기. 조용히 울며 눈물 한 방울 흘리던 과거 드라마 속 여배우들과 달리, 다솜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고 그야말로 '펑펑' 우는 모습이었다. 눈물을 쏟으며 인영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모습이 더욱 예뻐 보였다.
다솜은 앞서 '별난 며느리' 초반 망가지는 코믹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 걸그룹, 혹은 여배우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거침없이, 내숭 없이 망가지는 연기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안정된 연기력과 몸을 던진 코믹 연기가 연기자로서 다솜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게 했다.
코믹연기에 이어 극 후반부를 이끄는 묵직한 감정 연기 또한 합격점이었다. 명석과 이별 후 힘들어하는 인영의 심경을 다솜의 눈물에 담아냈다. 헝클어진 머리도, 울어서 퉁퉁 부어오른 눈도 오히려 더 안방극장 안에서 예쁘게 잡혔다. 그만큼 배역에 푹 빠져서 감정을 잘 전한 것. 연기자로서 다솜의 가치를, 능력을 새삼 다시 한 번 인정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별난 며느리'는 며느리 체험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걸그룹 멤버와 가상 시어머니가 된 종갓집 종부의 한판 승부를 담아낸 홈 코믹 명랑드라마다. /seon@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