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누가·어떻게·왜? [음원사재기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23 17: 11

또 점화된 음원 사재기 논란이다.
논란을 정확히 짚기 위해서는 사재기가 과연 존재하느냐의 문제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가요계에서는 사재기와 관련해 '음원 사이트와 짜고 친다', '치사스러워서 안 한다', '암암리에 해 준다'등의 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과연 그 실체는 있을까.
일단 예전부터 음원 순위를 조정하는 브로커들이 있다고는 전해진다. 크게 가요프로그램 출연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두 번째는 음원 순위를 높여준다는 브로커들이다.

후자 쪽의 문제가 더 크다. 하지만 쉽게 생각하듯, 음원 순위를 높여준다고 해서 무조건, 어떤 그룹이건 순위가 놀랄 정도로 상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몇 차례 브로커들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았다는 한 음반 관계자는 "완전 순위 아래에 있는 가수들을 상위권에 올리긴 힘들다. 신인들을 100위권 안에 걸치게 만드는 건 할 수 있는데, 그래봐야 의미가 없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브로커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사재기를 해 주겠다는 문자는 받은 적이 있다. 몇 계단 위는 2~3000만원, 순위에서 쭉 버티려면 몇 억이라고 하더라. 그렇게까지 할 여력이 솔직히 안 된다. 그래서 아예 만나지 않았다"라고 해당 작업이 굉장히 '고가'라 쉽지 않았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렇듯 음원사재기를 하려면, 그리고 그것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억대의 비용이 드는데 그럼에도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가요프로그램 출연 때문이었다고.
한 음반 제작자는 "가요프로그램 측에서 멜론(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순위에 있어야 출연시켜 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노출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한 경우는 있었다"라면서 "그렇지만 절대 지속적으로 할 만한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못 박기도 했다. 더욱이 요즘은 음악 홍보가 가요프로그램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창구를 통해 가능하기에 제작자들이 가요프로그램에 무조건 매달리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사재기는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다'란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가격 대비 효과가 없다."
대부분의 음반 제작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대형기획사들이 대부분 사재기를 한다는 말에 솔깃해서 시도해 봤지만 가격에 비해 그 효과가 낮아서 다시는 안 찾게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 "검찰 조사가 강화된 것도 사실이고, 차트 순위를 높이기 위해 수없이 돈을 쓰는 게 의미가 없다"라며 결국 틀에 박힌 말일지도 모르지만, 콘텐츠의 힘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재기 논란은 가수들의 예상 외, 혹은 기대보다 큰 성과가 등장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다. 신인그룹임에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롱런을 보여준 한 음반사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를 했다고 온갖 의혹과 욕설에 시달렸다. '다른 데서는 다 한다는데 우리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란 말이 회사 내부에서 나오긴 했는데 난 여태껏 일하면서 그 실체를 눈으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어 생각도 안 했다. 엄밀히 말해 음원사재기를 통한 인기 상승은 (효과가 짧게 있다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제작자로서의 소신을 드러냈다.
한 바이럴 홍보 관계자 역시 "브로커가 있긴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다"라며 "여러 가요 회사들에서 홍보를 할 때 문의는 많이 온다. '사재기 해 주시나요?'라고. 하지만 오래 일했음에도 정말 해 본적은 없다. 그러면 '다들 그렇게 해 준다는데 그런 곳은 대체 어다냐'라고 되려 묻는다. 국내에 없는지 해외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소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요즘에는 영세 제작자들을 이용해 한 몫 챙기는 사기꾼들 역시 많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지난 2013년 8월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등 대형 음반기획사들은 서울중앙지검에 '디지털 음원 사용 횟수 조작 행위'에 대해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음원사재기 논란이 불거질 때면 중심에는 아무래도 자본력을 갖춘 대형기획사가 항상 거론된다.
멜론 측 역시 이런 음원사재기 논란에 선을 그었다. 멜론 관계자는 OSEN에 "비정상적인 접근은 차단하고 있다”며 “‘음원사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이용에 대해서는 모니터 하고 있다. 중복 아이디로 비정상적인 이용을 하는 경우 차트에 반영이 되지 않도록 로직이 짜여있어 '사재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차트에는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통사의 추천 제도 또한 사재기의 일종이라고 보는 시각에는 보다 침착한 접근이 필요해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JTBC '뉴스룸'은 일부 대형 기획사들이 음원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멜론에 아이디를 수 천 개 만들어놓고,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24시간 돌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접한 한 가요 관계자는 "사재기에 대해 다루려면 직접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정황을 포착해야 하는데 팬과 좋아요 누르기로 논점이 흐려진 것도 같아 아쉽다. 그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아쉬운 점을 짚으며 엇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사재기)의혹을 받을 때는 정말 힘이 빠진다"라고 토로했다.  / nyc@osen.co.kr
멜론, JTBC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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