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이 복병이었다. 블락비는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는 실력파 그룹으로 알려져있지만, 인지도의 8할은 지코가 가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리더 지코의 프로듀싱, 작곡 능력은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 그 가운데 솔로로 출격한 박경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주며 복병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경은 지난 21일 0시 '보통연애'(feat.박보람)를 발표했고, 발표 당시 이를 국내 유명 음원차트인 벅스뮤직, 멜론, 소리바다, 지니에서 1위에 올려놓으며 가요계 선배 개리와 1위 경쟁을 벌였다.
이틀째인 22일 역시 '보통연애'의 음원 성적은 좋은 편. 지니, 멜론에서는 3위를, 올레뮤직, 네이버, 벅스, 소리바다, 엠넷에서는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소유X권정열, 개리, 임창정 등의 음원 강자들과 데뷔 전부터 스타였던 YG의 신인 아이콘 틈새에서 이뤄낸 좋은 성적이라 더 의미가 있다.
'보통연애'는 주로 '센' 느낌의 힙합 음악을 하는 블락비의 색깔과는 다른 노선에 서 있는 알앤비 곡. 박경과 케로원이 공동으로 작곡과 작사에 참여했고, 박보람이 피처링으로 박경과 듀엣을 하며 달달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박경은 이번 노래의 작곡 뿐 아니라 노래와 랩을 맡았는데, 목소리가 피처링을 맡은 박보람과 상큼하게 어울리며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현재 박경이 보여주고 있는 약진은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는 대중에게 다소 낯선 아이돌 멤버였기 때문. 블락비는 실력파 멤버들이 모인 그룹으로 알려져있지만, 지금까지는 리더인 지코의 존재감이 워낙 커 다른 멤버들의 매력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박경 역시 지금과 같은 음원 성적을 쉽게 예상하지는 못했던 듯 솔로 활동 순위의 기준을 5위로 잡아 "5위 안에 들면 오이 분장을 하겠다"고 V앱 생중계에서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나는 순위에는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내 음악을 들려드리고 활동하고 싶은 것 뿐이다"라면서 "좋으면 좋은거고 안 좋으면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순위보다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의미를 두겠다는 말이었으나,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새로운 복병의 등장인 셈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말은 옛말이다. 대중을 사로잡을만한 노래와 실력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를 보여줄 수 있다. 박경의 케이스가 그러하다. 앞으로 보여줄 박경의 행보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세븐시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