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설경구vs여진구, ‘하드캐리어’의 전쟁 [Oh!쎈 탐구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9.23 07: 13

 ‘하드캐리어’가 둘이다. 그간 영화 속 강력한 존재감으로 작품의 중심에서 맹활약한 두 배우, 설경구와 여진구가 ‘서부전선’에서 만났다. 막강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바탕 부딪치는데 그 ‘케미스트리’가 인상적이다. 코믹한 호흡으로 웃음폭탄을 투하했다가 절절한 감성으로 눈물을 쏙 빼놓으며 환상의 콤비를 자랑한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출연진에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린 두 사람 덕분에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천만 영화 '실미도', '해운대'부터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 등 다양한 장르에서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선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설경구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통해 청룡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충무로 차세대 스타 여진구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바.
이들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서부전선’은 농사 짓다 끌려온 남한군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이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그린 작품.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까지 비밀문서를 전달해야 하는 남한군 쫄병 ‘남복(설경구)’과 우연히 비밀문서를 손에 쥐게 된 북한군 쫄병 ‘영광(여진구)’이 서부전선에서 맞닥뜨리게 되면서 각자 집으로 무사귀환하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영화 초반 설경구와 여진구는 여러 차례 충돌한다. 비밀문서를 뺏기지 않으려는 영광(여진구)과 어떻게 해서든지 비밀문서를 찾아야하는 남복. 둘을 싸움은 귀여우리만치 코믹하고 유쾌하다. 계속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자가 바뀌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깨알 같이 재미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전쟁 속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지점부터는 뜨끈한 감동을 선사한다.
지루할 틈없이 영화를 끌고 오는 투 탑의 호흡이 특히나 돋보인다. 30년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한 데는 설경구의 노력이 컸다. 여진구는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촬영의 98%를 설경구 선배와 함께 했다. 정말 편했다. 연기지만 반말을 해야하고, 욕도 해야하고, 가끔 때리기도 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걱정을 했다. 그런데 약하다고 더 때리라고 하시더라. 그런 분위기 자체가 정말 편했다. 욕도 해주고 편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설경구 또한 여진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여진구를 캐스팅하면 계약서에 사인을 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무한한 후배 사랑을 드러냈던 바. 그는 “여진구는 최고의 ‘여 배우’다. 현장에서 ‘여 배우’로 라고 부른다. 최고의 여배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농담 섞인 칭찬으로 가까운 사이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가장 비범한 시대에 던져진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서부전선'은 오는 9월 24일 추석 연휴에 관객들을 찾는다./joonamana@osen.co.kr 
영화 '서부전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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