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②] 백종원은 어떻게 구원투수가 됐나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24 15: 04

백종원 마법은 강했다. 백종원을 내세운 SBS의 선택 역시 옳았다. 분명 ‘백주부’, ‘백박사’에 이어 안은 ‘백설명’이란 수식어에 맞게 백종원은 ‘먹방’에 ‘팁방’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대만큼 컸던 우려를 모두 뒤집고 SBS 예능의 구원투수가 된 백종원의 저력은 무엇일까.
백종원의 이름을 내건 SBS ‘3대 천왕’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각 분야 TOP3 맛집 고수들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불꽃 요리 월드컵을 벌이는 색다른 쿡방 프로그램이다.
회마다 백종원과 제작진이 매의 눈으로 선발한 전국의 요리 명인들이 맛집 3대 천왕으로 등장, 짜릿한 요리 스포츠 한판을 펼치는 포맷으로, 지난 5월 방송된 SBS ‘스타킹’의 ‘백종원의 4대 천왕’이라는 코너를 독립시켜 재편한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 상식을 뽐낸 백종원은 해설위원이라는 자격으로 명인들의 요리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는 백종원과 ‘먹방’ ‘쿡방’ 인기에 너무 뒤늦게 편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게다가 금요일 밤 11시가 넘는 늦은 시간대 편성이 과연 승산이 있겠느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백종원의 힘은 역시 강했다. 방송 3회만에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를 제치고 금요일밤 예능 강자 자리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이나 tvN ‘집 밥 백선생’에서 확인했듯 백종원의 가장 큰 매력은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는 ‘3대천왕’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알고 있는, 혹은 추천 받은 맛집을 직접 찾아가 맛을 보는 VCR에서는 백종원 특유의 구수하고 편안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 백종원은 ‘아는 만큼 맛있다’는 프로그램의 모토에 맞게 방송 내내 자신이 알고 있는 음식에 대한 상식을 전해준다.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재료부터 맛있게 먹는 방법 등 음식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백종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하나의 음식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명인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이는 지를 정확히 알고, 또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달해준다. 여기에 침샘을 자극하는 먹방과 남다른 맛 표현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백종원 식의 자기 자랑은 조미료처럼 ‘3대천왕’을 더욱 맛깔스럽게 만든다. 겉으론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어딘지 모르게 색다른 맛. 이것이 백종원이 SBS 예능 구원투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