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문화계에 ‘센 언니’가 각광받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존재한다. 남자들의 야망은 용납돼도 여자들이 조금만 욕심을 부리는 모습은 다소 독하게 보이는 편견이 존재하는 것.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의 인기는 여자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멋’이 있다는 우리 사회의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여자들에게 강요되고 학습되는 수동적인 성향은 ‘언프리티 랩스타’나 드라마 속 악녀들의 거침 없는 행동에 열광하는 배경이다.
여성 래퍼들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성과에 대해 대놓고 말하고, 비록 선하지 않더라도 악녀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는 모습이 많은 여자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평소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하는 TV 속 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무료한 일상을 잠시 잊게 되거나 잠시라도 중압감을 벗어나게 된다는 이들이 많다. 센 언니 열풍 역시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자들이 높은 목표치를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멋있게 느껴지고, 여자들의 그런 모습은 어딘지 불편한 독종으로 여기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 여자들은 자신의 야망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숨길 줄도 알아야 하고 적당히 수동적인 면모가 있어야 한다는 고루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들의 야망은 멋있지만, 여자들의 야망은 한없는 욕심으로 여기거나 이를 마음껏 표출하는 여자들을 독종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결국 센 언니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중적인 것. 센 언니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대리만족의 짜릿함은 결국 많은 여자들이 위풍당당한 ‘센 언니’가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사회 전반에 걸쳐 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센 언니라는 표현도, 그리고 센 언니의 대척점에 청순하고 여린 여자가 존재한다는 시선이 없어지지 않는 한 센 언니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 어린, 혹은 대리만족의 대상으로 보는 일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