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의 경고에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던 SBS ‘한밤의 TV연예’가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교묘하게 합성한 일베(일간베스트) 이미지를 사용하는 실수가 처벌 대상이다. 시청자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방송심의소위원회 측에서 이를 심의 안건으로 상정한 것. 이는 같은 이미지를 사용한 TV조선 ‘강적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심의소위) 측은 지난 22일 OSEN에 “두 프로그램이 일베 이미지 사용 건으로 심의 대상에 올랐다”라며 “내일 소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행정 지도 또는 법정 제재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8월 26일 방송된 종편채널 TV조선의 ‘강적들’과 이달 16일 방송된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연예계 표절 논란을 다루면서 영화 '암살'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베에서 합성한 포스터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만약 행정 지도 처분을 받을 경우에는 오늘(23일) 회의에서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으나, 법정 제재 판단이 나오거나 위원들 간의 이견이 있을 경우에는 제작진의 의견 진술을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한 후 차기 회의에서 다시 한 번 심의를 받게 된다.
사실 ‘일베 사고’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SBS는 지난 5월에도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8뉴스'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음악을 삽입해 논란이 일었다. 또 2013년에는 일베에서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타 방송사도 마찬가지. JTBC ‘썰전’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첼시의 로고로 '일베'의 합성 이미지를 사용했고, KBS 2TV ‘지구촌뉴스’ 또한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앰블럼이 아닌 故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매번 사과만 할 뿐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뭐냐며 방송사를 향해 공분을 쏟아내고 있는 상태.
때문에 이번 방송심의소위의 심의를 기점으로 일베 자료 오용 실수가 근절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방송 시간까지 촌각을 다투는 시점에서 일일이 원본 이미지를 찾아 다운로드 하는 대신, 제작상의 편이를 위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자료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 더욱이 알고 봐도 찾아내기 힘들 정도로 교묘하게 합성한 '일베' 이미지는 이처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바로 나오는 자료를 활용하는데 익숙해진 제작진이 발견해내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베’에서 만든 자료는 특정인을 비하하는 목적으로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방송 사고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명백한 잘못이다. 이미 일베 자료 오용 사고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번 심의를 계기로 경각심을 느낀 방송사들의 일베 사고가 근절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한밤의 TV연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