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복합장르 영화 '탐정:더 비기닝(이하 '탐정')'과 휴먼 코미디 '서부전선', 그리고 느림의 미학,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24일 출격하는 것.
특히나 여름-겨울 시즌과 함께 극장가 대목으로 불리는 추석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한꺼번에 개봉,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가위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1. '탐정', 코믹-추리-스릴러..한꺼번에 맛보려면
권상우-성동일이 주연을 맡은 '탐정'은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풍성한 선물세트와도 같은 작품.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대만(권상우 분)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좌충우돌 합동 수사 작전을 다룬 작품이다.
우선 포스터에서부터 풍겨오는 냄새처럼, '탐정'은 코믹한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해 추석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셜록을 꿈꾸며 합동 수사작전에 참여했지만 현실은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평범한 아빠 대만의 좌충우돌 형사 도전기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탐정'은 코믹만으로 승부를 보지 않는다. 베테랑 형사와 남다른 촉, 강대만의 수사를 다루고 있다보니 살인사건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추리까지 영화엔 담겨있다. 마치 BBC 유명드라마 '셜록'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또한 살인사건 수사 도중 벌어지는 일들은 스릴러적인 요소도 제공한다. 한창 웃던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섬뜩함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어 모든 걸 한꺼번에 맛보고 싶은 관객들에겐 제격인 작품이다.
#2. '서부전선', 안 웃고 배겨?
'탐정'이 복합장르를 표방한다면 설경구-여진구가 주연을 맡은 '서부전선'은 코믹, 한 우물을 판다. 물론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울리는 감동 코드 역시 배치돼있지만, 누가 뭐래도 '서부전선'의 색깔은 코믹이다.
남한군 졸병 남복(설경구 분)과 북한군 졸병 영광(여진구 분)의 이야기를 다룬 '서부전선'은 남복이 잃어버린 군사 기밀 문서가 영광의 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7급 공무원',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등 특유의 코믹 본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천성일 작가가 이번에도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 '해적' 못지 않은 코믹함으로 관객들이 시종일관 배꼽을 잡게 한다. 된장과 고추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영광의 어리바리함과 기밀문서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남복의 어리바리함 등이 웃음 포인트.
천성일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서부전선'은 몰아치는 코믹 속에 잔잔한 감동까지 녹여내며 추석 극장가를 집중 겨냥하고 나섰다.
#3.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친절해진 홍상수
'탐정', '서부전선'과는 또 다른 매력의 영화가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그 주인공. 수원을 찾은 영화감독과 그곳에서 그가 만난 여화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랬듯,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지질한 남자와 그런 그가 반한 여자의 이야기로 영화가 흘러간다. 하지만 조금 특이한 점은 영화 자체가 1부와 2부로 나뉘어있다는 점.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나뉘어진 영화는 덕분에 홍상수 영화 중 가장 대중에게 친절한(?) 영화가 됐다. 주인공을 맡은 정재영과 김민희는 1부와 2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대사를 연기하며 말이 주는 감정의 변화를 고스란히 표현해냈다.
보는 이들에 따라 저마다의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홍상수 감독의 영화지만 '진심'의 중요성이라는 점에선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trio88@osen.co.kr
[사진] '탐정', '서부전선',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포스터-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