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유명 드라마 '셜록'이 부러웠다면, 이제는 그 부러움을 접어둬도 괜찮겠다. '셜록' 못지 않은 '탐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셜록' 만큼이나 보는 이들에게 추리의 쾌감을 안기는 영화 '탐정:더 비기닝(이하 '탐정')'이 24일 관객들을 만난다. 특히나 충무로에서 보기 힘들었던 본격 추리극을 표방하고 있어 '셜록'을 보며 부러워했던 한국의 팬들을 만족시킬 전망이다.
'탐정'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의 좌충우돌 비공식 합동수사기를 다룬 작품. 강력계 형사이자 강대만의 친구인 준수(박해준 분)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 그의 누명을 벗기 위해 강대만과 노태수는 어쩔 수 없이 비공식 합동추리작전을 시작하게 되는 내용.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이 주연을 맡은 BBC 드라마 '셜록'처럼 어두운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웃음 넘치는 추리극이지만 그 스토리만큼은 '셜록'만큼 탄탄하다. 살해된 부녀자의 시체와 이후 계속해서 발생하는 살인사건들, 그리고 이를 추적하는 강대만-노태수 콤비는 보는 이들을 절로 짜릿하게 할 만큼의 추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강대만의 추리가 감탄을 자아내는 대목. 뭐니뭐니해도 추리극은 주인공의 생각지도 못했던 추리력에 감탄하는 재미에 본다고, '탐정' 역시 강대만의 비상한 추리력이 재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일단 강대만의 캐릭터는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에 빛나는 인물. 모든 추리만화와 소설은 섭렵한, 그야말로 추리에는 정통한 인물이다.
덕분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리고 사건을 추적해 나갈 때마다 노태수 형사를 도와주는 강대만의 추리는 빛을 발한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곳을 짚을 때의 쾌감 역시 상당하다.
레전드 형사 노태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정식 형사도 아니면서 귀찮게 추리를 해대는 강대만을 밀어내지만 어느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인물로, 오랜 형사 생활로 저 나름의 발달된 촉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강대만이 남다른 추리력으로 사건 해결에 크나큰 도움을 주지만 노태수의 노련함이 없다면 마무리 되지 못했을 터. 때문에 노태수와 강대만은 마치 셜록과 왓슨의 관계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한국판 '셜록'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제8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58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시나리오인 만큼 사건들의 촘촘한 연결이 국내에서도 퀄리티 높은 추리극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탐정'은 '쩨쩨한 로맨스'의 김정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24일 개봉한다. / trio88@osen.co.kr
[사진] '탐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