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객주', 돈과 권력으로 얼룩진 우리의 민낯 드러내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23 23: 01

드라마 '객주'가 조선을 지배하던 돈에 대한 욕망, 계급 사회의 부조리함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일그러져 있는지 민낯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23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장사의神-객주2015'(극본 정성희 이한호, 연출 김종선 이하 객주)는 말린 해삼 흑충을 팔기 위해 청나라로 떠나는 천가 객주 천봉삼(장혁 분)과 그의 아버지 천오수(김승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날 욕심 많은 탐관오리 김보현(김규철 분)의 방해로 시작부터 어려움에 닥쳤다. 그가 객주 무리를 막아서며 술 한 잔을 권했기 때문이다. 장사치라는 미천한 계급으로 많은 돈을 버는 그들을 비꼬며 무시한 것이다. 천오수가 보부상의 규율을 내세우며 술잔을 받아들이길 거절하자, 보현은 "어디서 천한 장사치 주제에 말을 거드느냐"며 잔을 내던져 이들에게 굴욕을 안겼다. 또 거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오수는 "보부상의 규율은 나랏법 만큼 엄하다"고 꿋꿋하게 주장했다.

아버지가 당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어린 봉삼은 보현에게 "술이 좋으세요? 돈이 좋으세요?"라고 물으며 "술 마시고 장사 안가면 저는 좋은데 아버지가 장사 못하면 세금도 못 내고 세금 못 내면 개성이 가난해지고 그래도 좋으세요?"라고 말하는 당돌한 면모를 드러냈다. 성인이 된 봉삼의 기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결국 봉삼이 그 술잔을 받아 마시며 보현과의 기싸움에서 승리, 객주 무리는 장사를 위해 청나라로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절벽을 거닐던 봉삼과 오수가 발을 헛디뎌 미끄러졌고, 동아줄 하나에 매달리며 사람들의 구조를 기다렸다. 오수는 아들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해 땅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던 봉삼은 홀로 찾아나서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오수는 송만치(박상면 분) 일행의 구조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한편 천오수와 의형제인 길상문(이원종 분)이 천가 객주를 담보로 환전객주 김학준(김학철 분)에게 3만냥을 빌리면서 담보가 잡혀있었다. 돈을 갚아야 하는 그는 우피 밀거래를 하는 조성준(김명수 분)이 "책문에 들어가게 해주면 이윤의 3할인 1만 8천냥을 주겠다"고 하자 검은 유혹에 흔들렸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돈을 벌고 싶다는 오수의 뜻에 거래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시대의 화두인 돈의 가치와 의미를 오수와 천봉을 통해 깨달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오수는 "나는 목 잘릴까 두렵다"면서 "밀거래를 한 번 하고 나면 흑충을 팔고 싶겠나. 우리 아이들에게 대체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아섰다.
한편 '객주'는 밑바닥 보부상에서 시작해 진정한 상도를 펼치며 조선 최고의 거상이 되는 천봉삼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담는다. 1979년부터 총 146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김주영의 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마침내 거상으로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객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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