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 연기력 검증된 배우들의 집합소[첫방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24 06: 56

연기 경력이 낮은 아역부터 수 십 년 연기해온 베테랑 배우들까지, 하나 같이 모자람 없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높여 앞으로 펼쳐질 '객주'에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더불어 스토리의 짜임새 있는 구성이 시청자들에게 속도감 있게 다가와 최고의 드라마가 될 것을 예감케 했다.
지난 23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장사의神-객주2015'(극본 정성희 이한호, 연출 김종선·이하 객주)는 개성 천가객주의 객주인 천오수(김승수 분)와 의형제 길상문(이원종 분), 오수의 어린 아들 봉삼이 청나라와의 국경무역을 위해 말린 해삼 흑충을 싣고 책문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보부상들이 물건 팔기 위해 타지로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조선시대 평민의 팍팍하고 거친 삶을 조명했다. 보부상은 상호 간에 규율과 상호 부조의 정신이 아주 강했고, 조선 시대부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라가 위급할 때마다 식량을 조달하는 일을 했다. '객주'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에게 무시받던 보부상들이 달콤한 돈의 유혹에 노출돼 성공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단면을 부각시켰다.

첫 회부터 배우들의 연기력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먼저 김승수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을 뿌리치고 올바른 방법으로 부를 획득하려는 보부상 천오수의 청렴 결백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평소 반듯하고 부드러운 그의 이미지가 캐릭터에 묻어난 셈이다. 드라마 '광개토대왕'과 '주몽'에서 주로 왕을 연기했지만 '객주'에서는 서민의 삶을 그리며 캐릭터 변신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오수의 의형제 상문 역의 이원종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 나갔다.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발휘,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에 서서 배우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것이다. 또 최주봉은 목소리부터 표정까지 보부상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이었다. 마치 조선시대에 살던 보부상이 되살아난 듯한 생생한 느낌을 안겼다.
김규철도 속물 근성이 가득한 탐관오리를 확연하게 그려냈다. 얄밉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캐릭터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낄 수 있다. 봉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 배우 역시 나이대를 뛰어넘는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시선을 붙잡았다.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력과 공감을 자아내는 절절한 대사가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명품 배우들이 빚어내는 연기 호흡으로 드라마의 성공에 반 이상 먹고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 이 시대의 화두인 돈의 가치와 의미를 거상 천봉삼을 통해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증을 높인다.
한편 1979년부터 총 146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김주영의 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객주'는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마침내 거상으로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 purplish@osen.co.kr
[사진]'객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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