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명곡은 위대했다, 아쉬웠던 산만·촌티 구성 [종합]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25 00: 49

‘어게인’이 흘러갔지만 여전히 기억하는 명곡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2시간여 동안 펼쳐진 추억의 무대는 인상적이었지만 산만하고 다소 촌스러운 구성은 아쉬웠다.
24일 방송된 MBC 추석 특집 예능프로그램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 50’은 가요계 전성기였던 1995년과 1996년 활동했던 가수들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김성주와 정형돈, 씨스타 소유가 진행을 맡았다.
정형돈과 김성주가 각각 1995년과 1996년에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을 소개하며 무대가 펼쳐졌다. 당시 가수들의 모습이 공개된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반가운 시간이 시작됐다.

첫 무대는 DJ DOC로 ‘여름이야기’와 ‘머피의 법칙’을 열창했다. 이들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즐거운 무대를 꾸몄다.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는 가운데 DJ DOC는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두 번째 무대는 R.ef였다. 이들은 히트곡인 ‘이별공식’ 무대를 꾸몄다. 특히 20년 만에 함께 한 무대에 오른 R.ef는 다소 어색하지만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선물을 해서 흥겨웠다.
세 번째 무대는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였다. 박미경은 노련한 무대 매너를 뽐냈다. 네 번째 무대는 18년 만에 뭉친 영턱스클럽이었다. 이들은 ‘정’을 부르며 팬들을 반갑게 했다. 임성은은 여전히 귀여운 매력이 있었고, 한현남은 깜짝 놀랄 미모를 자랑했다. 특히 영턱스클럽은 클라이맥스에서 가위차기를 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임성은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주다인은 주주클럽으로 활동할 당시의 ‘열여섯 스물’을 불렀고 김원준 역시 노래방 애창곡인 ‘쇼’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했다. 임창정은 ‘이미 나에게로’를 부르며 추억을 소환했다.  육각수는 17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특히 위암 투병을 했던 도민호는 30kg이 빠진 상태로 흥겨운 ‘흥보가 기가 막혀’ 노래를 불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는 박진영이 키운 노을의 강균성이 꾸몄다. 솔리드의 ‘천생연분’도 갓세븐이 대신 불렀다. 대신 이준은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우리끼리 재결합 이야기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준은 “사람들이 우릴 원하나 싶다. 우리가 나오면 우리의 노래를 들어줄까 싶다”라고 걱정했다.
마지막 무대는 김정민과 클론이었다. 김정민은 ‘슬픈 언약식’, 클론은 ‘쿵따리 샤바라’를 불렀다. 구준엽이 힘이 넘치는 춤을 보여주고, 뒤이어 강원래가 등장했다. 강원래는 휠체어를 탄 채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일단 ‘어게인’은 지난 해 ‘무한도전’의 특집이었던 ‘토토가’와 상당히 흡사했다. 흘러간 노래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노래 선물이 목적이었다. 일단 가수들이 꾸미는 무대는 흥겨웠고 향수를 자극했다. 다만 아쉬움도 있었다. 대놓고 노래를 통한 추억팔이를 할 요량이었으면 노래 중간 중간에 인터뷰를 집어넣어 흐름을 깨는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노래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방송 중에도 쏟아졌다.
연말 시상식을 보는 듯한 정형화된 진행은 지루했고, 감명적인 무대의 흥을 깨는 요소였다. 산만하고 촌스러운 구성은 어쩔 수 없이 ‘무한도전’의 ‘토토가’와 자꾸 비교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들을 모두 모이게 한 제작진의 섭외 노력과 이날의 무대를 위해 땀을 흘리며 연습을 한 가수들은 박수 받을 만 하다. / jmpyo@osen.co.kr
[사진] ‘어게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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