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그녀는예뻤다’ 최시원 재발견, 아이돌 틀 깼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25 06: 58

가수이자 배우인 최시원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거침없이 망가졌다. 덥수룩한 수염과 후줄근한 의상은 못생긴 외관을 위한 장치, 여기에 온 얼굴을 다 구기는 코믹 표정 연기로 지금까지 했던 멋있는 캐릭터를 벗었다. 아이돌은 멋있어야 한다는 틀을 깨부순 최시원의 변신이 반갑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4회는 최시원이 연기하는 김신혁의 예정된 반전이 펼쳐졌다. 신혁은 이 드라마 첫 회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겼다. 자유로운 행동방식과 지독한 빈대 행동으로 지성준(박서준 분)에게 상처받는 김혜진(황정음 분)을 잠시라도 웃게 했다. 허접한 농담을 하고, 누가 봐도 추레한 옷차림과 외모의 신혁은 멋들어진 왕자인 성준과 비교됐다.
허나 이날 반전이 펼쳐졌다. 신혁이 혜진이 버스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에 반했다는 것, 자신도 모르게 외모가 아닌 혜진의 마음 씀씀이에 푹 빠졌다는 것을 말이다. 마지막 장면은 신혁이 굉장한 부자이고, 아마 성준과 혜진이 다니는 패션잡지의 모그룹인 대기업 후계자일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들게 했다. 성준보다 혜진의 진면목을 먼저 발견했기에 앞으로의 로맨스가 더욱 재밌게 펼쳐질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그녀는 예뻤다’는 1회부터 4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주인공 4명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펼쳤다. 이들이 사각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차근차근 그려지는 동시에 4명이 가진 비밀들이 하나 하나 풀렸다. 1회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혜진의 안타까운 이야기였다면, 2회는 성준이 가진 순애보, 3회는 민하리(고준희 분)의 가정사가 전달됐다. 4회는 신혁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는데, 신혁이 앞으로 사각관계에서 큰 축을 맡을 결정적인 무기가 있음이 드러났다. 인성을 살필 수 있는 됨됨이, 그리고 추레한 외모 속에 숨은 원석이라는 사실이 ‘그녀는 예뻤다’가 흥미를 더욱 자극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남자 배우들이 멋있어야 하는데 박서준과 함께 최시원이 정이 가면서도 한순간 멋있는 신혁을 제대로 출시했기 때문. 최시원은 캐릭터가 가진 비밀을 숨기기 위한 코믹 연기를 맛깔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얼굴이 심하게 망가지고, 누구나 허접하게 느낄 수 있도록 요상한 행동을 하는 신혁을 웃기게 연기하고 있다. 그가 매회 터뜨리는 장난은 웃음이 터지고, 신혁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최시원은 사실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평소 진중한 발언과 행동으로 조금 거리감이 있었던 가수이자 배우. ‘무한도전’에서 다소 허세가 있어 보이는 ‘할리우드 리액션’으로 재미를 선사하면서 조금 더 친근해졌다. 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무거운 인물을 많이 연기했던 그는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한결 가벼운 인물로 연기변신을 했다. 잘생긴 최시원이 거침 없이 망가지니 좀 더 웃음이 커지고 그의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됐다. 매력적인 아이돌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최시원이 틀을 깨고 물오른 연기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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