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는 상남자, 카리스마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 동안 작품에서 보여 준 선이 굵고 터프하면서도 액션 이미지가 강한 까닭.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 준 그의 이미지는 사뭇 달랐다.
권상우는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프로그램 초반부터 MC들에게 돌직구를 날리고, 밉지 않은 허세를 부리며 몸 자랑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정과 육아, 그리고 실수담에 대한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카리스마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던 그의 반전 매력에 보는 이들은 또 한 번 권상우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권상우는 스튜디오에 등장하자마자 “앉아서 하는 예능이 좋다”며 타고난 토크 체질임을 자랑했다. 평소 권상우와 친분이 있다는 조세호가 프로그램 녹화 전 이미지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봐 걱정했다는 말에 “할 거면 재밌게 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권상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예능감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방송 초반, 함께 출연한 성동일의 뛰어난 예능감을 칭찬했고, “선배님이 본격적으로 연기 안하고 예능하면 박명수씨는 나가야 한다”고 농담을 던지며 박명수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렇게 돌직구로 가볍게 입을 푼 권상우는 ‘허세남’ 면모를 과시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늘 완벽한 근육질 몸매로 유명한 그의 사진을 MC들이 꺼내들자 권상우는 “항상 저 정도는 (유지한다)”며 몸소 소매를 걷어 올려 우람한 팔 근육을 자랑했고, 이어 명품 복근까지 보여줬다. 또한 그는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식단 조절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운동도 하루에 50분씩만 한다며 허세 아닌 허세로 타고난 몸짱 체질임을 밝혀 남자 출연자들의 질투어린 눈길을 받기도 했다.
이런 ‘허세남’ 권상우도 아내 손태영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아내 바보였다. 촬영이 없는 주말엔 축구를 하러 나간다는 권상우는 가끔 아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일 땐 가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하며 눈치를 본다고 전했다. 그런 날에는 낮부터 축구 가방을 차에 미리 실어 놓고,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가끔씩 스스로가 위축되어 있다는 걸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상우는 둘째 딸이 태어난 후 며칠 밤을 새우며 아내 대신 새벽에 아이를 보다 이석증이 생겨 쓰러진 적이 있었다는 얘기를 전했고, 이런 그의 모습에선 카리스마를 상상할 수 없는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이어 그는 술자리에서 있었던 실수담을 고백했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그는 이루마와 술을 마시다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고, 한 잔 더 마시라고 권하는 이루마에게 “난 리미티드! 여기서 걸어버렸다”고 대답해 그 이후로 별명이 리미티드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개인기로 백 원짜리 동전을 콧구멍에 집어넣기도 하고, “권상우 씨가 권상우 흉내 내는 거 보고 싶다”는 박명수의 말에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 “극장으로 따다와”라고 자신을 흉내 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솔직한 토크와 셀프디스까지 서슴지 않고 보여준 권상우는 흔히들 얘기하는 이미지 관리를 모두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이런 꾸밈없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카리스마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기엔 반전 매력이 너무나 많아 보이는 권상우. 이런 그의 무궁무진 매력을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날 ‘해피투게더3’는 ‘최강 콤비’ 특집으로 성동일과 권상우, 박은영과 레이디 제인이 출연했다. / nim0821@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