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소영의 발빠른 광고 모델 계약 해지는 자칫 잘못 하면 배우 인생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부정적인 여론을 빠르게 감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정공법이다. 실수를 한 것을 알게 된 후 재빨리 계약 해지를 한 고소영의 결정은 위기대처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고소영은 지난 23일 일본계 대부업을 주로 하는 금융회사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고소영 측은 기업 모델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광고가 국내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대부업을 직접적으로 광고하는 대신 우회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광고 모델인 고소영에게 불똥이 튀었다.
특히 해당 광고를 다른 스타들 역시 제안을 받았지만 서민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며 고소영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처음부터 이 광고 모델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이었겠지만, 이왕 불거진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는 최근 표절 의혹에 휩싸여 잘못된 대응을 한 윤은혜와 달랐다.
잘못된 판단으로 모델 계약을 맺은 후 논란이 발생한 다음 대처는 비교적 깔끔했고, 무엇이 대중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소영과 소속사는 즉각적으로 해당 기업와 계약 해지를 조율했고, 이틀 만인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 번 사과를 하는 동시에 계약 해지 발표를 했다. 사과문 역시 명쾌한 사과와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어떻게 사과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논란을 잠재워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과문이었다.
표절 논란이 발생한 후 의혹을 제기한 디자이너를 도리어 책망하고, 자신의 이름을 이용하는 홍보를 하지 말라고 고압적인 입장을 발표한 윤은혜와 다른 길을 걸었다. 고소영의 사과문은 이 광고로 인해 그를 불편하게 여겼던 이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충분했다. 사실 고소영은 데뷔 이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지만 선한 이미지가 아닌 까닭에 무조건적인 호감형의 스타는 아니었다.
더욱이 연기로 인정을 받기보다는 광고 스타라는 인식도 강하고, 결혼 후 더더욱 뜸한 활동을 보이면서 대중과 거리감이 있었다. 이번 논란이 더 활활 불타올랐던 것도 고소영에 대해 기본적으로 삐딱하게 보는 많은 이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고소영의 위기관리 대처가 크게 흠잡을 데 없었던 것은 앞으로 배우 고소영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소영은 보도자료에서 "먼저 저를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지난 8월, 한 광고 대행사로부터 제이트러스트라는 일본계 금융회사의 기업 광고 모델 섭외를 받고 제안에 응했습니다. 다방면으로 성장하는 금융 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싶다는 광고의 취지와 콘티를 보고 내린 결정이었지만, 광고 모델로 발탁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제가 간과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인해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문제를 최대한 정확하고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동분서주 하여 이미 제이트러스트 측에 모델 계약 해지 의사를 전했고, 해당 회사도 이러한 저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원만히 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해온 배우이자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앞으로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더욱 책임감 있고 성숙한 사회인의 자세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