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3천만뷰①] 나영석+'1박'멤버+웹예능=신.의.한.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9.26 11: 14

나영석 PD의 '신서유기'가 콘텐츠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TV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내려놓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뛰어든 장르조차 생소한 웹예능 '신서유기'는 일부의 우려 속에서 그 첫발을 내디뎠다. 지상파를 과감히 떠나 케이블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냈던 그가, 이번엔 웹으로 진출한 것.
지난 4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매주 금요일 순차 공개됐던 '신서유기'는 1~19회(+11-1회) 본편은 26일 오전 10시 3083만 4390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고편과 제작발표회 영상 등 해당채널에 업로드된 총 32개의 영상을 통틀면 무려 3851만 957뷰의 기록이다.

앞서 나 PD는 '신서유기' 제작발표회 당시 "클립이 20화 정도 나갈 것 같은데, 천만 이상 클릭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당시 진행을 맡았던 오정연이 선공개 영상 100만뷰를 언급하며 "너무 겸손한 것 아이냐"고 되묻자, "그럼 2천만 클릭을 노려보겠다"고 정정했던 터. 결국 나영석 PD가 바랐던 2천만뷰는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이는 KBS의 품을 떠나 CJ E&M으로 둥지를 옮긴후에도 각종 프로그램을 연달아 히트시킨 나영석 PD의 능력임을 부정할 수 없다. 예능의 시즌제 도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고, 플랫폼과 무관하게 '킬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현시킨 나영석 PD다.
그런 나 PD에게도 도전이었던 '신서유기'에 힘을 보탠 것은 누가 뭐래도 '1박 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년 멤버들이다.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은 각자의 사정을 안은 채 '요괴'로 치환됐고, 삼장법사 역할을 맡은 이승기와 험난한 길을 택해 중국 서안을 여행했다.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바탕으로, 일본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7성구를 접목시켜 여행과 게임을 가미한 콘셉트를 차용했다. 특히 방송으로는 볼 수 없는 수위와 표현 등이 색다른 재미를 안기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한때 '1박 2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의 한층 더 끈끈해진 모습과 체력적으로 변화된 모습은 제작진과 출연자를 포함해 한때 '1박 2일'을 애청했던 이들에게도 진한 향수를 소환시켜 뭉클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다. 웹이라는 공간은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웹을 통해 드라마가 공개됐던 적도 있었고, 최근 인터넷 1인 미디어를 TV와 결합시킨 예능이 이슈를 모으긴 했다고 하지만 주축이 된 플랫폼은 늘상 TV였다. 때문에 tvN이 제작에 참여했고 나영석 PD가 연출했음에도 오롯이 웹을 통해서만 공개중인 '신서유기'는 타 예능과 확실한 차별점을 그었던 상황.
이는 '신서유기'가 변화무쌍한 편성을 선보이며, 기존 TV 플랫폼이 실현할 수 없었던 온라인 콘텐츠만의 장점을 어필했다. 당초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네이버 TV캐스트 공개를 원칙으로 내걸었던 편성이, 지난 22일 느닷없이 '11-1회 제한시간은 30분, 드래곤볼 개별미션!'이라는 타이틀로 기습적으로 공개된 게 대표적인 예다.
특히 다음 예정된 본편 콘텐츠가 공개되기 사흘전 시점에서의 이같은 기습 방송은, 그 어떤 예고편보다 더 강렬한 홍보효과도 함께 얻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편성표에 없던 방송이 하루 전날 결정돼 실제로 방송되는 것은 TV 방송국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시도다.
제작발표회 당시만 해도 20회의 클립으로 4주 방송으로 예고했던 '신서유기'는 20회+알파가 되면서 5주 방송으로 1주일이 늘어났다. 이 또한 여느 드라마나 예능이 연장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 이랬다 저랬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과는 사뭇 다른 과감한 시도가 인상적이었던 광경이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같은 결정 역시도 '신서유기'을 향한 대중의 반응이 좋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던 카드임에 틀림없다. 반응을 보고 변하기에 덩치가 큰 TV프로그램으로서는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요소다. 이는 반대로 반응이 안 좋을 경우, 억지스럽게 본회를 꽉 채우기보다는 서둘러 긴축편성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어느 쪽이든 피드백이 빨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CJ E&M 이적 후 tvN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각종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정선편', '삼시세끼-어촌편' 등을 모두 연달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나영석 PD는 이제 TV라는 플랫폼도 벗어나 온라인 콘텐츠 '신서유기'까지 흥행을 일궈내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나영석 PD에 '1박 2일' 원년멤버들, 또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변화무쌍한 대처력까지 탑재한 '신서유기'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이 딱 적합한 콘텐츠로 거듭나게 됐다. / gato@osen.co.kr
[사진] '신서유기' 공식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