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새로운 ‘랩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Mnet ‘언프리티랩스타2’ 방송 첫 회에 걸그룹 원더걸스 멤버 유빈이 유명 아이돌의 편견을 깨부수는 월등한 실력과 ‘언니 카리스마’로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휘어잡았다. 다음 회에서는 트루디가 공연 미션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며 화제로 떠올랐고, 피에스타 예지는 3회 방송에서 ‘크레이지 독(Crazy Dog)’이 돼 무대를 씹어 먹었다. 다음 회의 ‘랩스타’는 누구일까.
매주 반전의 ‘수혜자’가 탄생하는 데는 제작진의 연출도 꽤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1회에서는 아이돌래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경쟁의식에 사로잡혔던 래퍼들이 오히려 유빈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집중조명하면서 그의 가치를 높였고, 2회에서는 프로듀서로 참여한 제시가 트루디에게 독설이 아닌 극찬을 쏟아내는 모습을 조명했다. ‘윤미래 선배님이 오신 줄 알았다’는 그의 평도 악평이 아닌 호평으로 보이게 한 연출이 인상적.
특히 예지가 ‘랩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이 흥미롭다. 방송이 시작된 후 2주 동안 예지의 ‘언프리티2’ 출연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간 방송에서 예지는 실력 한 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센 척하는 여자’로 비춰지거나, ‘이해력이 부족한 래퍼’로 그려졌기 때문. 그의 분량은 다른 래퍼들에 비해 불쌍할 정도로 적었고, 그 적은 분량에 등장하는 모습마저 비호감으로 비춰지기 딱 좋게 편집됐기에 그에 대한 호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25일 방송에서 예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영구탈락자를 결정하는 1:1배틀에서 그간 ‘편집’됐던 자신의 랩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 엄청난 임팩트였다. 비록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평가 때문에 3위를 기록해 탈락 후보가 됐지만, 심사위원은 물론 시청자들의 극찬이 쏟아져 나왔다.
오히려 재대결은 예지의 존재감을 한 번 더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 예지는 ‘크레이지 독’이라는 제목으로 수위 높은 가사에 그간의 설움을 쏟아냈고, 이 과정에서 무서운 카리스마가 뿜어냇다. 완벽에 가까운 플로우와 정확한 가사 딜리버리, 포인트를 확실하게 살리는 강약의 완급조절까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폭발적인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것. ‘센 척하는 여자’로 비춰졌던 예지는 진짜 센 래퍼로 재조명되며 단숨에 1위 후보로 치고 올라왔다.
이 같은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매회 새로운 ‘랩스타’을 탄생시키는 제작진의 연출이 꽤나 영리하다.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를 더하는 동시에 매회 뜨거운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 이는 앞서 첫 번째 시즌에서 ‘욕설 논란’과 ‘디스’를 통해 화제를 만들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좀 더 진화했고, 좀 더 성숙해졌다.
매회 다른 참가자가 한 명씩 주목받으면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 특히나 고무적이다. 비호감이었던 래퍼가 단숨에 호감이 되고, 호감이었던 래퍼가 끝없이 추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같은 연출이 묘미다. 다음 ‘랩스타’는 누가될 것인지 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joonamana@osen.co.kr
'언프리티랩스타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