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왔다! 장보리'의 시즌2를 만든걸까? '내딸 금사월'이 작가의 전작과 비슷한 점들을 공유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속편 아닌 속편'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 이재진) 7회에서는 어린 혜상(이나윤 분)이 자신의 친구인 어린 사월(갈소원 분)의 자리를 빼앗고, 떡잎부터 악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혜상은 거짓말로 사월 대신 민호(박상원 분)와 지혜(도지원 분)의 집에 입양됐다. 이후 그는 부부의 마음에 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했다. 현재 민호는 혜상이 자신의 친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 민호의 첫사랑인 득예(전인화 분) 역시 혜상이 민호와의 사이에서 자신이 낳은 딸이라고 오해했다.
혜상의 악랄함은 어린아이임에도 불구, 심했다. 학교에서는 부잣집 딸로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매일 밤 사월과 오월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아득바득 부잣집 딸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바이올린을 켤 줄 모르면서도 콩쿨에 나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그는 끝내 쓰러졌고, 병원의 신세를 지게 됐다.
지혜는 잠을 자며 사월의 이름을 부르는 혜상의 모습을 보고, 그가 단짝 사월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해 사월을 집으로 데려왔다. 혜상은 사월을 보자마자 불안함과 질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혜는 처음 본 순간부터 내내 마음에 걸렸던 사월과 함께 살고싶어했고, 두 아이를 자매처럼 함께 키우겠다 마음 먹었다.
거짓말에 능숙한 혜상은 지혜와 민호가 보는 앞에서는 사월에게 잘해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그를 구박하는 모습으로 표독스러움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사월이 자신과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아빠 민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간질을 하는 등 못된 성품을 보였다.
사실, 혜상과 사월의 이런 관계는 김순옥 작가의 전작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설정이다. 특히 악녀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아 착한 여주인공이 고아로 억척스럽게 살게 된다는 설정은 '왔다! 장보리'와 같다. 스스로 부잣집의 양녀가 되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어린 악녀의 모습 역시 꼭 닮았다. 부모들 간의 얽힌 복잡한 인연과 특정 인물들의 대립구도도 비슷한 설정이다. 다른 게 있다면 종목(?)이다. '왔다! 장보리'가 어머니들의 한복 싸움이었다면, '내 딸 금사월'은 아버지들의 건축 싸움이다.
설정이 비슷하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강렬했던 작품에 대한 또 한 번의 자가복제를 시청자들이 반길지는 의문이다.
한편 '내 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내용을 그린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