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은 엄청난 성공부터 뼈저린 좌절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축구선수다. 그렇기에 축구선수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제대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청춘FC 감독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선수들에게 적절한 위로를 해줬다.
2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하 '청춘FC')'에서는 청춘FC 선수들이 유럽 전지훈련을 마치고 나서 첫 국내 평가전을 치루는 모습이 그려졌다. 청춘FC의 첫 평가전 상대인 서울이랜드FC는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을 목표로 만든 2부리그 격인 K리그 챌린지의 강호다. 청춘FC는 후반 45분까지 2:2로 팽팽하게 승부를 끌어왔지만 추가시간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통한의 역전골을 먹으며 2:3으로 패배했다.
안정환은 첫 평가전 내내 소리 지르고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며 최선을 다했다. 이날 청춘FC와 서울이랜드FC의 경기에서는 3000여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청춘FC선수들 중에서는 관객이 있는 환경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평소와 다른 긴장되는 상황에서 안정환은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전술을 지시하면서 바쁘게 뛰어다녔다. 특히 선수들이 다칠 위기에서는 더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심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어필하면서 선수들과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안정환은 패배한 경기에서 선수들을 다독거리며더 나은 내일을 꿈꾸게 만들었다. 안정환은 아쉬운 역전패로 끝난 경기 직후에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에게 “이길 것 같고 최선을 다했지만 지는 게 축구다”라며 “나와 이을용 감독이 숱하게 겪어봐서 잘 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모자라면 모자라는 부분을 훈련으로 채우며 된다”라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고 휴가 동안은 축구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리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짧지만 영광의 순간부터 좌절의 순간까지 겪어본 안정환의 조언은 인상 깊었다.
안정환은 우여곡절이 있는 축구스타였던 만큼 누구보다 선수들을 잘 이해했다. 안정환은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에게 이기는 즉시 인사도 없이 휴가를 떠나라는 제안을 했다. 선수시절을 거치면서 선수들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제안이었다. 달콤한 제안과 더불어 동기부여가 되는 채찍도 가했다. 안정환은 첫 경기 엔트리에서 탈락한 선수들 4명에게 “인생은 자리싸움이다”라고 뼈아픈 조언을 했다. 평생 축구만을 생각하고 살아온 안정환이 하는 말이었기에 더 크게 다가오는 조언이었다./ pps2014@osen.co.kr
[사진] '청춘FC' 방송화면 캡처